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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4년 독서결산

by ㅠㅏㅠㅔ 2019. 11. 4.

2014. 12. 29. 18:50   

1. <아직은 신이 아니야> - 듀나
듀선생님이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정작 책을 읽어본 게 없어서 읽어봤는데 음...난 SF에 대한 조예가 깊지도 않고 그냥 책에 대해서 재밌다/재미없다, 로 결론 내리는 성향이 강해서 뭐라고 평을 못하겠다. 뛰어나게 재밌지는 않은데 또 못 읽을만큼 재미없지도 않음. 단편으로 묶여있는데 각각의 단편들이 전혀 연결성이 없는 듯 하면서도 조금씩 약한 끈 같은 걸로 이어져 있다. 작가 본인이 과학적 사실 같은 것에 깐깐한 만큼 있음직한 초능력이기도 한 것 같고. 내가 듣기로는 <제저벨>이 제일 수작이라고 하는데 읽을지는 미지수. 난 SF면 디스토피아 근미래에 어린 애들 몰아넣고 싸워라 죽여라 이런 철저하게 허접하지만 배우 데리고 영화놀음 하기 좋은 책들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싸구려 취향)

 


2. <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 이소부치 다케시
'페코'는 'Pekoe'이고 '白毫' 라는 거! 사실 신기한 건 아닌데. 왜냐면 홍차가 중국 쪽에서 먼저 생겨났을 테니까 한자로 '백호'라고 적었던 거고 그걸 새로운 단어로 만들기 보다는 브랜드 명이니까 그냥 들리는데로 'Pekoe'로 썼을테고 우리나라는 그냥 영어가 더 좋으니까 그거 음차해서 '페코'라고 썼겠지 뭐. 근데 그래도 신기했어!

 


3. <비행운> - 김애란
개인적으로는 진짜 애정하는 작가 중 하나여서 더 즐겁게 읽었다. 사실 '즐겁게' 읽었다는 건 소설 내용상 말은 안 되고...그냥 김애란의 작품을 즐기는 방식으로 잘- 읽었다고 생각. 김애란의 모든 소설에는 항상 뭐라 말할 수 없는 처연함 같은 게 있는데 난 이 단편집이 그것의 끝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전히, 난 김애란은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좋은 작가라고 생각. 물론 장편이 하나밖에는 없어서 정확한 판단은 불가능하지만. 근데 사실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장편소설 작가들만 대우해주는 경향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작년에 노벨 문학상 받은 앨리스 먼로 같은 경우에도 단편소설만 쓰는 작가인데 진짜 존잘이시란 말이다.

 


4. <스노우맨> - 요 네스뵈
이거 영화화 된다고 해서 랄랄라~하면서 찾아봤었다. 나는 원래 장르소설 좋아하는 편이기는 한데 의도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읽다보니 기본 1세기 정도는 된 작품들만 읽는 편...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이나 장르작가들 살아있는 사람 아무도 없고 막 이런 편이라 이거 나름 좀 도전 아닌 도전이었다.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건, 이게 시리즈물이라는 사실을 유념하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남자가 이미 사건을 몇 개 해결한 나름 이름있는 경찰이고 그 전작들이 서너개 정도 존재한다. 근데 나는 그런 걸 하나도 모르니까 작품 안에서 전작 이야기를 하거나 전작에 나왔던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진짜 파워 지루해 짐... 스포라서 못 말하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완전 상관없는 것도 아니라서 넘기라고도 못하겠다... 어쨌든 나름 소름 끼치는 포인트는 잘 잡아내는데 나한테 누가 과제로 "이 책의 분량을 줄거리에 영향 없이 줄여보세요."라고 한다면 진짜 3분의 1은 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지루한 부분이 산재해 있었다.

 


5.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난 이 교수님 책은 일단 되게 좋아하는데 왜냐면 저어어어어언혀 한국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교수님의 포지션은 정말정말 특이하시다. 사실 신자유주의가 이미 커다란 벽에 부딪힌 건 온 세계가 지금 개박살난 경제상황으로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누군가의 분노섞인 "경제 이 개새끼는 살아 있었던 적이 없어!"는 적어도 2014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지극히 맞는 말이다. 좋은 일자리는 줄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화 시스템은 늘어나서 사람은 필요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돈을 벌지 못하면 쓰지도 않는다. 물건을 만들어내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있는 사람이 없다. 물건 생산량이 준다.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다. 그렇게 싸이클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학자들은 많다. 이유는? 기업들이 좋아하니까. 부익부빈익빈을 확대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경제구조거든. 돈이 있으니 이론의 좋음을 증명하라고 학자들한테 돈을 주거든.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신자유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제는 죽은 학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 교수님이 완전하게 큰정부를 지향하는 분이시냐면 그런 것도 아님. 개인적으로 '삼성법'을 따로 만들자던 그 기사 인상깊게 읽었는데 나름 말이 되더라. 좋아좋아. 요즘 신간 내신 것 같던데 또 찾아 읽어봐야지.

 


6.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민음사 판에는 <인간 실격>이랑 <직소>도 같이 있는데 둘 다 좋았지만 나는 <직소>가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이거 소설이 진행되는 문체가 굉장히 특이한데, 정말 두서없이 막 지껄이는 투로 전체적인 소설이 진행되어 나간다. 오히려 그래서 소설 못 읽는 사람들도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쓸데없는 풍경 묘사라던가 감정묘사 같은 거 읽는 거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말하는 투로 이루어져 있는 책은 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7. <허삼관 매혈기> - 위화
읽은 이유는 영화 때문입니다... 난 책이 영화되고 영화가 책 원작 있고 이런 거 좋아해서 집착적으로 찾아보는 편이라 이것도 하정우가 만든다는 소리 듣자마자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집어 왔다ㅋㅋㅋㅋㅋㅋㅋㅋ 정작 영화 개봉을 얼마 앞둔 지금 영화 포스터를 보니 책이랑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야기는 나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딱히 생계 걱정이 없어 이곳저곳 시골을 돌아다니며 전해내려오는 민요나 이야기를 모으러 다니는 젊은이로부터 시작한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 나무 그늘에 누워 자고있다가 밭을 갈고 있는 노인을 보고 말을 걸면서 이 노인의 이야기. 즉, '허삼관'의 피를 팔러 다니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중국의 굵직굵직한 근현대사와 맞물리고 그 안에서 살아나가는 허삼관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눈물겹다. 근데 더 눈물이 났던 건 굉장히 괴롭고 힘들었을 이야기인데도 그냥 남이 겪은 얘기처럼 말하는 허삼관의 덤덤한 말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직 영화 개봉도 안 해서 초치는 것 같아 뭐하지만 책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쪽에 한 표... 그리고 이거 번역 진짜 잘 해 놔서 진짜 재밌음.

 


8. <관촌수필> - 이문구
내가 본 책이 어디 출판사 어떤 판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발행년도가 90년대였던 것 같다. 이 책 팟캐스트 나오는 어떤 분이 재밌다고 애들한테는 이런 걸 읽혀야 한다고 해서 읽을 책 목록에 올려놨었는데 ㅋㅑ. 난 이거 진짜 모든 청소년들이 한 번 씩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게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 모아 놓은 건데 다 쓰는 데 십 년 이상 걸렸을 것이다(마지막 편이 70년대 중반엔가 나온 걸로 기억난다). 여기저기에 연재했던 걸 모아서 낸 책이 이 책인데 정말 "이게 우리나라 이야기인가?"하는 생각이 저절로 듦.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근대화를 이루어냈고 근대화라는 명목 아래 사라진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다 담겨있다.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옆집 윗집 아랫집 가족들과 소통하고 정답게 때로는 싸워가며 지냈던 그런 때의 이야기들인데 읽으면서 뭔가 아쉽다고 해야되나? 그런 감정이 들었다. 사실 외국은 땅도 좀 넓고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니까 이런 생활이 가능할텐데 우리나라는 무조건 아파트니까 앞으로도 더욱 더 불가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책 덮으면서 했다. 아, 그리고 이거 읽기가 좀 힘든데 인물들의 말이 사투리 그대로 쓰여있다. 그걸 눈으로 읽으면 빨리빨리 이해가 안 되는데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면 바로바로 이해가 됨. 읽으면서 완전 재밌고 신기해하며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난다.

 

 

9. <데미안> - 헤르만 헤세
난 이 책이 왜 유명한지는 다 읽은 지금도 1도 모르겠다. 그냥...그냥...진짜 뭐라고 말해야 될지를 모르겠음. 역시 내가 아직 멍청해서 이해를 못 한 것이겠지 껄껄껄껄. 근데 다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 어떻게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가?" 였다. 아니 그것보다는 "이 책이 어떻게 아직까지 남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였던. 천주교나 기독교 쪽에서 이 책을 태워버리지 않은 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아직도 모르겠는... 이 책 읽다보면 몇몇 포인트에서 신이 진짜 있을까? 과연? 이러면서 질문하고 악마에 대한 예배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신과 악마를 동급으로 취급하는데. 이 책을 태워 없애지 않은 것이 여전히 의문일 뿐이다. 특히 가끔 <데미안> 좋아하거나 인용하는 기독교인들 볼 때마다 그 책 제대로 읽긴 한 건지... 아니면 그냥 있어보이고 싶어서 유명한 구절들 인용하는건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음.

 


10.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데뷔작. 그는 이 책을 실제 경험에 기반하여 쓴다. 작가가 되고자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뭐 왔다갔다 거리면서 정말 파리와 런던에서 밑바닥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던 책이 이것이라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주구장창 말하겠지만 난 조지 오웰이 "시니컬해서" 너무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니컬"이 무슨 "시니컬"이냐면, 자기가 좋은 상태에 있을 때 "시니컬"한게 아니라 어떤 상태에 있던 간에 "시니컬"하게 받아치는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건 주로 영국인들이 다 이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듦. 버지니아 울프도 그렇고 제인 오스틴도 그렇고 이게 살짝 핀트만 엇나가도 "비아냥거린다"로 갈 수 있는 걸 무심한 듯 받아쳐 버리고 비판하면서 상대가 우스워지는 "시니컬한 상황"을 잘도 만든다. 난 내가 이런 "시니컬"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더 좋았던 지도.

 


11.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얇은 소설이다. 김영하는 인터뷰에서 "추리의 공식을 깨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뭐 이런 식으로 말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장르 문학 팬들이나 평단 같은 사람들한테는 욕 많이 먹은 걸로 알고 있다. 어쨌든 내용은 진짜 살인자의 기억법을 말한다. 이 살인자가 치매에 걸렸고 그 뒤에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기록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나는 재밌게 읽음. 솔직히 말해서 장르문학에 편입 될 수 있는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원칙같은 게 있고 그걸 깨부숴가면서까지 거기 안에 들어가야 하나 싶은 생각도 있고. 장르소설로서는 그다지 좋은 평은 못 주겠다. 근데 그래도 김영하,라서 재미는 있다. 그냥 소설로서 보고 읽으면 실망하지는 않을 작품.

 


12. <너의 목소리가 들려> - 김영하
한창 드라마가 유행하여 도서관에서 이 책이 품귀현상이 일어나곤 했는데 아마 그 분들 굉장히 많이 실망하셨을 듯... 이 책 드라마랑 1도 관련 없다. 진짜 아무것도 관련이 없다. 말을 못/안 하던 주인공 소년이 옆 방에 하숙쳤던 여자의 아들 제이를 만나며 일어나는 일들. 제이가 자신의 심중을 알아차려 주면서 친구가 되고 그런 제이가 사라지면서, 그리고 그 제이와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책이 어떤 점에서 특이했냐면 현실과 소설의 경계가 모호했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있음직한 이야기를 글로 쓴다. 그리고 그 있음직한 이야기들의 현실성은 취재를 통해 이루어지고. 대부분의 작가들은 '여기까지는 진짜고 그 나머지는 제가 만들어냈어요' 또는 '저는 그냥 말하지 않을래요'라고 나중에 맺음말이나 인터뷰로 말한다. 근데 이 책은 이것이 어디까지가 취재이고 어디가 허구인지를 소설 안에 포함시켜서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 부분은 에필로그이지만 여전히 소설의 일부분이다. 김영하 작가는 여기 나온 모든 이야기가 진짜일 수도 있고 가짜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기며 말하지 않았다(적어도 내가 찾아봤던 바로는). 어쨌든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이야기는 맞다고 했다. 이런 일들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물론 당신이 이 글을 읽고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읽고나서 싸-한 느낌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내가 모르는 곳.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며 범죄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

 


13. <아무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 - 김동식
이 책 설명 들었을 때는 "우리는 숨 쉬듯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유지만 간첩 입장에서 자유는 처음부터 한 글자 한 글자 배워야 하는 거예요"라고 되어 있어서 오오오오 이러면서 읽었는데 읽고나서 실망실망 대실망. 난 이 책 매우 잘못 썼다고 본다. 저자가 쓸 수 있었던 부분을 전혀 쓰지 않았다. 저자는 과거 남파공작원이었는데 사로잡혔다가 사상 전향을 해 남한에 살게 된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뭐 이런 것들. 근데 이 책은 남파공작원이 어떻게 선발되고 어떻게 키워지며 어떻게 훈련받고 와서 무슨 일을 하는지만을 말한다. 정말 놀랍게도 그 과정을 겪으면서 저자가 느꼈던 인간적 고뇌같은 건 약 3% 정도 있음. 나머지는 그냥 진짜 임무 얘기만 함. 재미없었ㅇㅓ... 남파되기 전에는 남한 방송자료들 막 미친듯이 보고 온다네요. 이거 하나 건짐.

 

 

14. <흔적없이 사라지는 법> - 프랭크 에이헌, 에일린 호란
이 책 쓰여진 경위 진짜 재밌음! 이 두 사람은 원래 사립탐정으로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내는 일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일들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한다(어쩔 수 없다. 사라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범죄에 관련되어 있고 그럴 경우 국가 정보가 필요하거나 뭐 그렇게 될테니까). 어느날은 창 밖에 헬기가 뜨는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자신들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몽땅 부수고 서류를 다 갈아버리며 증거인멸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헬기는 불 끄러 온 소방헬기 비슷한 뭐 그런 거였다고... 그날부터 이 두 사람은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 일을 계속 해도 될 것인지. 이렇게 살얼음판을 걷는 일을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두 사람.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정반대로 틀기 시작한다. 사라지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을 사라지게 해 주는 것"으로. '실전 잠적의 기술'이 책의 부제인데 정말 이 부제가 딱 들어맞음. 사라지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 책을 사서 꼼꼼히 밑줄 쳐 가며 정독하십시오. 내가 요약을 해주자면 1.외국으로 가는 것이 최선 2.돈은 아끼지 말 것 3.전자정보는 무조건 다 멀리할 것 4.근데 일단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좁아 터졌으므로 글러 먹음 뭐 이 정도. 저자들은 주로 가정폭력 같은 걸로 자신을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도와줬는데 난 이거 읽으면서 야 우리나라에서는 가정폭력으로 도망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구나 서글퍼졌던... 시발 땅이 좁으니 도망가는 것도 맘대로 못 해.

 


15. <스피릿 로드> - 탁재형
나 이 책 너무 좋아. 왜 스피릿 로드냐면 온갖 나라 술이 적혀 있어서 스피릿 로드입니다!!!!! 스퓌릿!!!!! 알콜스피릿!!!!!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알고 마시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술이라는 것은 인류 문명 중 가장 사치스러운 것 중 하나임. 애초에 잉여 생산물이 남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게 술이다. 술을 만드는 재료는 다 먹는 것이다. 곡물이나 과실이나 뭐 그런 것들. 어쨌든 길가다가 갑자기 나무껍질 뜯어서 물에다 고았더니 술이 만들어지지는 않잖아. 그래서 술이라는 건 인류문명을 대표하는 문화로서 자리잡을 수도 있는 것 중 하나. 이 책에서는 각 나라의 술의 기원과 지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다 등등을 알려주는데 이 작가분은 여행 다큐를 만드시는 PD시고 그러면서 돌아다닌 세게 곳곳의 술을 소개하는데 진짜 막 소개만 들어도 먹고 싶어서 땅을 치게 된ㄷㅑ... 누가 저 술 좀 주세ㅇㅕ...

 


16.<피라미드> - 데이비드 맥컬레이
17. <이슬람 사원> - 데이비드 맥컬레이
18. <도시> - 데이비드 맥컬레이
19. <고딕성당> - 데이비드 맥컬레이
이거 원래 6권 세트인데 2권 결국 올해 가기 전에 못 읽었네...흑... 펜 한자루만 있으면 이 엄청난 그림을 그려버리고 마는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건축물 시리즈입니다. 물론 여기에 그려져 있는 건축물들은 가상의 것들을 모델로 합니다. 보다보면 피라미드가 이렇게 지어졌구나, 그 때 당시에 이렇게 지어서 지금봐도 어마어마한 것을 지을 수 있었던 거구나, 한 방에 이해가 빡 온다. 이 책 되게 좋음. 난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면 보여주고 싶다. 이런 건축물들이 어떻게 저떻게 해서 블라블라~ 라고 내가 말하는 것 보다 이거 읽히는 게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0.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 다니엘 튜더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특파원으로 왔다가 지금은 신문사 때려치고 이태원에서 펍 운영하면서 살고 계시는 저자 분. 이력이 화려하시다. 사실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조망하는 책이 없기도 하고 그 책이 영어나 다른 언어로 쓰여졌는데 그걸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더더욱 없고 그걸 읽는 사람은 더더더욱 없겠지... 근데 난 읽음. 몰라 그냥 어떤지 읽고 싶었어. 그게 다야. 몇몇 군데에서 오류가 보이기도 하고 나는 이 사람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꽤 있었는데 그게 '외국인'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내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에 조오오오오오온나 동의하는 살아있는 한국인들이 더 많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 <자유로부터의 도피> - 에리히 프롬
대충 인용해 놓은 말로 이 책에 대한 설명이 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이 책 디자인 진짜 엄청나게 센스있다고 생각했다.

 


22. <행복한 그림자의 춤> - 앨리스 먼로
여성작가이기도 하고 단편소설로 수상받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컸던 노벨문학상! 솔직히 대부분 이름있는 작가들은 다 남자인데 어쨌든 예-전부터 "여자가 글을 쓰는 것"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임. 문학전집 살펴보면 극명해진다. 거기 들어가 있는 여성작가는 진짜 거의 없음. 현대의 한국 문학은 서점에서 아무 책이나 골라 잡으면 여자지만 그건 현대일 뿐이야. 딱 반세기만 돌아가도 서양이고 동양이고 채고 채이는 것은 다 남자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가 뭐냐면, 어쨌든 성별이라는 것은 엔간하면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 나오는 여자들은 "남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로 그려지는 것이다. 난 이것에 문제를 느꼈던 건 성인이 된 이후였는데 보다보면 인간에 대한 통찰은 뛰어난 작가들은 정말 많지만 성별에 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작가들도 엄청 많다는 것이다. 그런 편향된 시각을 읽고 자라니까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게 문제인 것 같음. 어쨌든 앨리스 먼로 소설 주인공들은 대부분 캐나다의 시골도 아닌 도시도 아닌 곳에 살면서 대충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그려내는데 그 인물들이 설명하는 것이나 가지고 있는 모습들이 다 다르다는 것이 진짜 존잘이라고 생각된다. 제인 오스틴 같다고 해야되나. 제인 오스틴도 맨날 똑같은 뼈대 가지고 소설 쓰는데 그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면면이나 일어나는 사건이 다 달랐듯이. 사실 이거 하나 읽고는 못 읽어봤는데 다른 것도 읽어봐야지...

 


23.24. <쿠쿠스 콜링> - 로버트 갤브레이스(조앤 K. 롤링)
사실 조앤 롤링이 아니라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작품. 출판되고 얼마 안 있어 조앤 롤링의 필명이었단게 들켰지만. 책은 그냥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장르소설로서는 평타? 딱히 재밌지도 않은데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궁금해서 계속 보기는 보는 뭐 그런 정도. 난 애초에 이 책 너무 길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조앤 롤링 이거 잘 되면 시리즈물로 쓰려고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되게 자세하게 하는데 난 그런 부분이 죄다 재미없어서 뛰어넘고 싶었던... 장르소설이 항상 긴박감 넘칠 수는 없지만 대부분 지루하고 잠깐씩만 궁금하거나 긴박감이 생기면 그건 장르물로서 실패니까.

 


25.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 허지웅
난 허지웅이라는 사람을 거의 백지에 가까울 정도로 모름. <마녀사냥>은 그냥 유튜브 클립으로 몇 개 본 게 다인 사람이다. 이 사람이 그걸 통해 유명해졌고 이 책도 작가가 '허지웅'이라는 걸 엄청 강조하며 홍보했는데 나는 그것 때문에 찾아본 건 아니고, 정말 진심으로 갑수씨의 사정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좀 특이한 소설이었다. 원래 소설을 썼는가? 라는 질문이 나오는 형식의 소설이었던 것 같다. 엄청나게 재밌게 읽지는 않아서 굳이 다른 소설이 있는지는 찾아보지는 않았다.

 


26. <도자기> - 호연
이 책을 읽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그러니까 약 2년 전, 대선을 앞뒀을 때 즈음 문재인 의원이 누군가 의원실로 호연의 <도자기>를 보내왔다며 아주 재밌게 잘 읽었는데 보내주신 분이 누군지 몰라 트위터에다가 감사를 남긴다고 했다. 난 그걸 보고 '오! 이 책 재밌나보다~'하고는 읽을 책 목록에 올려놨다가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리고 1년 쯤 지나 한국에 귀국했고 이 책을 찾아볼 생각을 하였지만 제목만 보고는 선뜻 손이 가질 않아(만화인 줄 몰랐다. 진짜 도자기에 대해 사색을 하는 책인 줄 알았던...) 그냥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는 몇 달 뒤, 또 다시 트위터에서 내가 존잘님이라고 생각하는 굉장히 시니컬하신 한 분이 "책을 보고는 잘 울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읽으면서 크게 울었던 건 호연의 <도자기>의 어떤 에피소드였던 것 같다."라고 남긴 걸 보면서 '아니 이 책은???'하고는 읽음. 그리고 역시 존잘님들이 잘 읽었다고 하는 책은 제목이 끌리지 않아도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난 이 책이 너무너무 좋았다. 일상툰이기도 하고 도자기에 관한 만화이기도 한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소담하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도자기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이 얽혀있다는 것, 우리 것을 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어떤 노력, 그런 것들을 잘 느끼게 해 준 것 같음. 난 이 책도 언젠가의 내 아이에게 반드시 읽힐 책 중 하나다. 그리고 이 책 보고는 도자기랑 이것저것 보러 간송 미술전 다녀온 건 좀 자랑.

 


27.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 케이트 디카밀로
이거 아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알 그런 책. 별그대에서 도민준이 읽던 그 책. 나도 찾아봄. 이야기는 인형토끼가 원래 주인에게 아낌받고 보살핌 받으며 행복한 생활을 누리다가 그 주인 여자아이가 죽고 부모님이 이 토끼를 팔아버리면서 시작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부제인가 설명인가 뭐 그런데 내 생각에는 그냥 동화다. 서사 또한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데. 이야기 자체가 별그대랑 상통하는 부분이 있고 이 책을 끌어다가 의미를 부여한 건 굉장히 어울리기는한데 아마 드라마가 아니었으면 평생 읽지 않았을 책 같다.

 


28. <간송 전형필> - 이충렬
4호선 한성대입구역 근처엔 간송미술관이 있다. 여기서 '간송'은 이 미술관을 설립자의 호를 따른 것이고. 이 미술관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없는 학창시절 미술책이나 국사책에서나 보던 미술품들이 잔뜩 있다. 신윤복의 미인도, 훈민정음 해례본, 고려청자의 대표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청자 상감 구름 학무늬 매병? 등등. 근데 대부분에 사람들에게 간송이라는 사람은 미지의 인물에 가깝다. 미술책에도 국사책에도 나오지 않으니까. 간송미술관은 1년에 딱 두 번 개방한다.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관람료는 무료. 기간은 딱 2주. 사람들은 구름처럼 몰린다. 좋은 작품들이 많으니까. 이 책의 저자분은 소설가이시고 유족들의 허락을 맡아 간송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읽기 쉽게 써내려갔다고 한다. 이 책은 간송이 어떤 가풍의 집에 태어나서 어떻게 문화재들을 모으게 됐는지를 이야기 해 준다. 도자기랑 비슷한 시기에 읽어서 다행히 간송문화전 놓치지 않고 가볼 수 있었는데 전시해 놓은 방식은 별로 마음에 안 들었지만(DDP에서 전시회를 처음봐서 내가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어느쪽의 잘못인지 모르겠다) 좋은 작품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항상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만 원도 안 되는 돈에! 이 책에서 특히 찡했던 건 해례본을 구했을 때의 얘기였는데, 그 책을 얻으려 평생을 다 바쳤던 간송은 해례본이 나타나자 자신 또한 좋은 형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웃돈을 얹어 해례본을 구입했다고 한다. 간송은 해례본을 자신의 수집품 중 최고로 여겨 한국전쟁으로 피난을 갈 때도 품 속에 품고 가고 잘 때는 베개 속에 넣고 잤다고. 국가가 지키지 못한 보물들을 개인이 지켜냈다는 게 참...씁쓸하면서도 한없이 감사하기도 하고, 뭐 그랬던.

 


29. <자유 의지는 없다> - 샘 해리스
이 책 정말 충격적이지 않나? 난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충격적이었고 읽으면서도 충격적이었고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다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계속 되뇌이면 할 수 있어!'라고들 말하는 이 현대사회의 대다수에게 제대로 엿을 먹이는 한 방이라고 생각된다.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가정) 내가 해 보니 되더라(경험) 그러니까 너도 할 수 있다(확정) 으로 이어지는 이 당연한 결과인 듯한 세가지 명제는 사실 말이 안 되니까. 가정은 가정이니 그대로 두자. 누구나 가정은 할 수 있지. 근데 경험 부분에서는 내가 당신과 똑같은 조건을 가졌더라도 시대가 다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인지 아무도 설명하지 않는다. 게다가 당신은 정말 100% 자신의 능력으로만 그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 100% 중에 단 1%라도 운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30. <은밀하게 위대하게> 1
31. <은밀하게 위대하게> 2
32. <은밀하게 위대하게> slumber - HUN
영화를 봤을 때는 '원작에는 뭔가 더 있겠지!' 했었고 원작을 다 봤더니 '작가의 머리 속에서는 뭔가가 더 있겠지!' 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이 '뭔가'가 절대로 어딘가에 드러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을 안다. 설정 자체는 매력있었다고 생각함. 근데 이걸 정작 건드려야 할 부분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싹싹 피해가는 느낌. 솔직히 영화도 캐스팅 빨 아니였냐... 이현우랑 김수현이랑 박기웅이었는데 흑흑...  이거 시즌 2도 하지 않냐. 반대버전으로. 별로 기대는 안 됨.

 


33. <28> - 정유정
작가는 몇 해 전 구제역으로 집단 폐사 되는 닭, 오리, 돼지 등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인수공통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개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는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지역에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퍼진다. 이 바이러스는 치료방법이 없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빨간눈' 현상을 시작으로 고열과 두통과 구토를 하다가 수 일 내로 죽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위해 화양시를 폐쇄하고 그 과정 동안 화양은 무정부 상태의 대혼란만이 존재한다. 무정부 상태의 화양은 5.18의 광주와 많이 닮았다. 그때와 다른 건 자신의 가족이었던 개들을 재형의 문간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욕하기가 심적으로 조금 더 수월하다는 것 뿐. 정유정의 히트작답게 이것도 영화화 진행중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책이 백 번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건 다 그렇다치더라도 링고 부분을 대체 어찌할 것인가? 통째로 날려버리기엔 동해와의 연결성이 끊어져서 그럴 수도 없을텐데...흠.?

 

 

34.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읽기 전에 친구가 '이거 완전 막장 드라마야'라고 얘기해줬는데 음 그러하였다. 아침드라마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만 생각해 봐. 이 책이 출간 됐을 때가 1857년인데 여자가 결혼해서도 시골 삶이 지루해서 파티가 가고싶어 죽겠고 젊은 남자랑 바람 피고 싶어하다 좌절되고 놈팽이랑 바람피고 그러다 헤어져서는 끙끙 앓고 간신히 회복시켜 놨더니 과거의 젊은 남자랑 다시 바람피는 난리 부르스인데 그 시대에는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었을 것이다. 난 사실 이게 막장이라고 들었어서 바람피는 그 순간까지 좀 지루하기는 했는데 책 반절이 넘어갔는데도 얘가 막 속으로만 끙끙 앓지 행동을 안 하니까 답답함ㅋ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는 현대 여자의 관점인 것이다ㅋㅋㅋㅋ 근데 그래도 보바리가 대단했던 건, 행동했던 모든 순간순간에 거짓이란 없었던 것이었다. 모든 순간 진심을 다 해 사랑한다. 결혼했을 때도 남편이 좋았고 바람필 때도 그 상대 남자를 죽을 정도로 사랑하는 그 모습을, 열정에 쉽게 사로잡히는 모습을 정말 잘 그려냈던 것 같음. 그리고 내 머리속에 진짜 선명하게 남아있는 장면은, 마담 보바리가 처음으로 귀족 신분의 사람이 주최하는 파티에 갔는데 거기서 춤을 추다가 뭐 원래 춤이 그런가 스텝이 꼬였나 했는데 그 귀족 남자의 가랑이 사이로 자신의 치마가 풍성하게 들어가버리는 장면이었다. 이 소설 중에서 단 한 문장만으로 가장 외설적으로 그려냈던 장면.

 


35. <코끼리를 쏘다> -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산문집. <영국 요리에 대한 변명> 이런 챕터도 있고 웃겼던ㅋㅋㅋㅋㅋㅋㅋㅋ 영국에는 우리나라 탕수육의 부먹/찍먹에 버금가는 "밀크티를 만들 때 우유를 먼저 넣을 것이냐 물을 먼저 넣을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조지 오웰이 그 논란을 끝내주겠다며 영국 왕실차협회? 뭐 이런데의 밀크티 만드는 법! 이런 거 가져와서는 자세하게 설명해 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그냥 취존하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조지 오웰이 여기 써놨던 맛있다던 영국요리 내가 다 적어놨음. 내가 언젠가 영국 가서 다 먹어보고 조지 오웰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 볼 것이야.

 

36. <벨 자> - 실비아 플라스
이게 실비아 플라스의 자전적 소설인데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읽은 사람들은 그것과 많이 비슷하다고 하더라. 난 일기는 읽지를 않아서 모르겠고, 이 책의 출간에 관한 이야기가 진짜 웃김. 실비아 플라스는 이미 죽기 전에 이것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출간을 못했었고 자살로 죽고 나서도 실비아 플라스의 엄마가 출간을 허락하지 않아 71년에야 발표되었다고. 실비아 플라스는 시로 유명한 사람이기는 한데, 난 워낙 시에는 감흥도 조예도 없는데다 '시(詩)'는 무조건 원어로 읽어야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번역된 거 읽어봤자 각운도 안 맞고 일부러 각운 파괴한 형식도 못 알아채고 뭐 이런 게 있어서 작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것 같음. 그래서 앞으로도 아마 실비아 플라스의 시를 읽을 일은 없을테지만 음, 읽으면서 '대체 얼마나 많은 재능있는 여자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갔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비아 플라스는 원래도 멘탈이 강한 사람이 아닌데 남편을 진짜 개새끼로 만나면서 병이 더욱 심해졌음. 과연 실비아 플라스가 현재 시대에라도 태어나서 자기 스스로 살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면 자살까지 했을까 싶기도 하다(물론 그녀의 자살은 약간 실수로 인한 죽음이기도 했지만).

 


37.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아 울프
대다수 우리들의 삶은 하찮고 쓸데없음
-> 하지만 그것을 그렇다고 끄덕끄덕 인정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꾸며보려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이 대다수의 우리들이다
-> 그것은 부질없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그 부질없음 때문에 역설적 아름다움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를 잘 나타내 줬던 작품이었다.

 


38.  <Motel of the Mystery> - 데이비드 맥컬레이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또 다른 작품인데 이거 우리나라 번역본은 절판이라 못 구하고 영문판으로 봤는데 진짜 웃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어떤 황무지에 있는 모텔이 모래같은 거에 묻혀있다가 먼 미래에 발굴되는 건데 완전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들이 발견한 모텔은 정~말 하찮고 별 것 아닌 것들인데 지금 우리가 고대유적을 발견했을 때처럼 '오오오! 이것은 무엇인가! 뭐 이런이런 걸 하던 게 아니었을까?' 이러는데 뚫어뻥이 신성한 트로핀가 뭔가가 되고 이런 식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있는 해골 보면서는 '여기가 신전이었나 보군!' 이라고 굉장히 자신있게 말하는데 빵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9. <월플라워> - 스티븐 크보스키
난 이거 작년에 영화보고 너무 좋아서 눈물을 흘리며 원작도 찾아본 건데 영화 감독이 알고보니 원작 작가였더라. 어쨌든 뭐 이건 신기한 포인트였고, 영화를 보면서도 책을 보면서도 '와 이건 앞으로 절대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감성에 대한 서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에 섞이지 못한다는 떠도는 느낌, 가족 안에서의 박탈감, 그러다가 찾아내는 별난 친구들과의 유대, 비밀, 사랑, 되찾은 가족간의 사랑 뭐 이런 보편적인 거 말고(이런 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미 무한반복 싸이클이니까) 이 모든 관계들을 이어줄 때 사용되는 장치로서의 물건들이 정말 옛날 것이었음. 나조차도 프렌즈 같은 옛날 TV쇼를 통해 겨우 접하던 그런 물건들. 이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닌데 지금의 10대 아이들만 해도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다 너무 "옛날스럽다"고 말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리고 이거 번역 별로였던. 시간 걸려도 영어로 보는 게 훨씬 낫겠더라.

 


40. <희망을 여행하다> - 임영신, 이혜영
'공정여행'에 대한 책. 그저 여행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내가 여행하는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하는 여행을 말한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만큼 주로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을 다루게 되는데 찾아보면 좋은 것들이 많다. 그 쪽으로 여행하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음. 히말라야 트래킹 할 때 셰르파를 쓰는 것도 그냥 막 쓰지 말고 좀 찾아보면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곳도 있고(대부분의 이쪽 나라에서는 여자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돈을 벌고자하면 성매매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셰르파에게도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는 곳과 원래 닦여있는 트래킹 코스가 아닌 조금 더 외진 마을을 거쳐 가는 코스로 가며 낙후된 마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언젠가 히말라야나 안나푸르나를 간다면 여기 나온 곳을 이용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1. <다이어터> 1
42. <다이어터> 2
43. <다이어터> 3 - 네온비
이거 읽으면서 과자 먹었어.

 


44. <1984> - 조지 오웰
조지오웰은 진짜 천재적이라고 할밖에 없는 듯. 이야기는 이야기로서의 책임이 우선시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별 대단한 이야기 없이 혹은 흐지부지 끝내버리는 유의 작품들을 대단히 싫어하는데 이 책은 이야기 자체로도, 구성과 반전으로도 완벽하다. 굉장히 사회적인 메세지가 들어있고 동시에 시대적인 통찰이 필요한 책인데도 불구하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건 작가 자신의 온전한 능력인 것 같다. 한 조각의 희망도 남기지 않고 짓밟아버리는 그 무자비함에 박수를 쳤다.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지만 이사람은 엄청 시니컬한 사람인 동시에 인류에 대한 애정같은 것도 가진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희망으로 해석될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이러면 안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됨. 읽어나가면서는 내가 기대했던 스토리와 전-혀 달라서 좀 놀랐는데 그런 식으로 갔으면 3권짜리로 양이 늘고 결국 뻔한 패턴의 소설이 됐을 것 같아 조지오웰의 통찰력에 다시금 놀랐다. 우와 진짜 어떻게 이런 글을 척척 써냈는지 신기하다. 중간에 남주가 여주랑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서 '나는 서른아홉이고 정맥류어쩌구도 앓고있고 의치도 다섯개나 해다 박았고...'하는 장면이 있는데 자신의 주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남주를 그려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조지 오웰 너무 좋아.

 

 

45. <신과 함께 저승편> 상
46. <신과 함께 저승편> 중
47. <신과 함께 저승편> 하 - 주호민

48. <신과 함께 이승편> 상
49. <신과 함께 이승편> 하 - 주호민

50. <신과 함께 신화편> 상
51. <신과 함께 신화편> 중
52. <신과 함께 신화편> 하 - 주호민
이거 되게 '있음직한' 이야기지 않나? 사실 이거 그냥 인터넷으로 돈 내고 보려고 했는데 엑티브엑스이씨발개새끼 때문에 도서관 가서 봤다^-^ 돈을 내겠다는데도 빡치게 만들다니 나의 절약에 아주 대~~~~~단한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53.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이거 책 모아 넣는다고 순서가 이렇게 됐지만 사실은 <1984>랑 며칠 간격으로 읽었는데 올더스 헉슬리와 조지 오웰에게 미래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싶었던... 근데 두 작품이 철저하게 궤를 달리하는 것도 좀 신기했다. <1984>는 모든 것이 통제되고 억압되는 사회라면 <멋진 신세계>는 현실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극단적으로 부정하며 모든 것을 쾌락주의로 치환시켜 버리는 사회였다. 그리고 여기서 계급을 나누는 방법을 '수면유도법'이라는 것으로 하는데 잠자는데 테이프 틀어주고 뭐 그런거임. 1930년대면 이런 연구가 끝났을 때인가...? 아니면 올더스 헉슬리가 그냥 생각해 낸 것인가... 내가 잠잘 때 영어테이프 틀어놓으면 무의식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그 소리를 듣고 빅뱅이론 틀고 자다가 이제 뭘 안 틀면 잠이 안 와...

 

 

54. <TIME : 사진으로 보는 '타임'의 역사와 격동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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