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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7년 독서결산

by ㅠㅏㅠㅔ 2019. 11. 6.

올해도 이렇게 끝났다.

2017.12.29 


1.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 J. K. Rowling
2.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 J. K. Rowling
3.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 - J. K. Rowling
전년도에 시작한 일을 무사히 끝내었다. 

 

 

4. <평양의 영어 선생님> - 수키 김
원제인 Without You, There Is No Us가 훨씬 더 어울리는 책이었다. 북한 체제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보다는 어렴풋한 추측이 있을 뿐이고 이 책을 읽고나서 실상이라는 것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역시 나의 추측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평양의 가장 신식학교에 다니는 권력층의 아들들조차도 부모를 쉽게 만날 수 없어 그리워하고 방학 때는 이곳저곳 차출되어 노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은 몰랐다. 친한 친구와 함께 다니는 자유조차 없어서 잘 맞지 않는 짝궁이랑 다니면서는 '너와 함께 짝궁이었던 때가 그립구나'라고 편지를 쓰는 아이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미국을 적대시하지만 영어는 배워서 잘 쓰고 싶고, 남한도 적대시하지만 그래도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해서 서양인 선생님들보다는 저자인 수키 김을 더 따르는 아이들이 있는 것도 몰랐다. 사람이 느끼는 애착, 질투, 사랑, 기쁨, 분노 이런 감정들이 각각의 에피소드에 잘 녹아있는데 그래서 찡하다가도 그 아이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적대적인 감정만을 내비치며 통제된 모습을 보이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을 때, 그리고 수키 김도 최대한 애를 쓰며 그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심어주지 않으려고 할 때 굉장히 안타까웠다. 자유나 민주주의나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하지만 그 학생이 종국에는 그 가치들을 따르게 됐을 때 돌아오는 대가는 죽음뿐이기 때문에 수키 김은 모든 사항을 되도록이면 에둘러 말하는 이런 부분들이 너무 슬펐다.

 


5. <다크 플레이스> - 길리언 플린
영화로 나왔을 때 읽어야지 했었는데 결국 영화도 못 보고(너무 금방 내려서...) 책도 안 읽었다가 올해 들어서 길리언 플린 작품 다 읽겠다고 다짐하고 읽었다. 책 읽고 나서야 왜 한국에서 영화가 그렇게 망했는지 알겠더라. 한국은 미신 믿고 조상신 믿는 나라라서 악마숭배라거나 이것을 적대시하는 문화같은 것 자체에 아예 익숙하지가 않으니까 낯설고 그 낯섦은 재미없음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나도 악마숭배는 그들이 믿는 악마가 섬뜩하다기보다는 그로 인해 저지르는 동물 살인이나 피로 문자를 쓰거나 그런 행위들을 좀 더 오싹하게 여기는 편이라서. 이 소설에서 가장 천재적이었던 것은 벤 데이가 어떻게 하다가 범죄자가 되어서 감옥에 오랫동안 갇혀있게 되었는가, 였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넉넉하지 못하고 인생에 도움이라고는 한 톨도 되지 않는 아버지로부터 비롯된 불우한 가정환경의 탓이 컸는데 이 부분을 그려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너무나 설득력 있었다. 이 이야기와 맞물려서 유일한 생존자이자 일상이 망가진 리비 데이의 이야기도 그려지는데 너무 어려서 영문을 모른 채 일어났던 일들의 진상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부분도 잘 그려내었다.

 


6. <테레즈 라캥> - 에밀 졸라
원래 에밀 졸라의 다른 작품을 읽으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이 빌려간 거야. 그래서 그냥 그 옆에 있었던 이 책 아무 생각 없이 골라 들고 대출해 왔는데 책 펴자마자 너무 재밌어가지고 정신없이 읽었다. 너무나 대단한 이야기이다. 어쩜 이렇게 통속적이고 뻔한 스토리를(당시에는 발칙하고 불경한 소설이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닳고 닳은 소재이다) 이렇게 재밌고 생동력 있게 쓰지? 필력이 너무나 대단해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읽었다. 에밀 졸라는 옛날에 살았던 남자였는데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재력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잘 알았던 사람 같다. 사실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 재력은 중요하지만 여자에게 어떤 재력이 있는지, 이것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데에 충분했는지, 이 재력이 있음으로서 인물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콕 집어서 말해주는 작가는 별로 없기 때문에 인상깊었다. 테레즈의 삶이 얼마나 무료한지, 로랑의 정신이 얼마나 썩어빠지고 안일한지를 묘사했던 장면도 천재적이었고 무엇보다 두 사람이 작당하고 카미유를 물에 빠뜨려 죽인 다음에 세 사람 몫으로 미리 주문해 놓았던 저녁식사를 일꾼들 여섯명이서 먹었다는 부분은 정말 주먹 꽉 쥐게 만드는 냉정함이어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재밌어. 최고야.

 


7. <아웃 오브 아프리카> - 카렌 블릭센
이 소설은 심지어 이북으로도 있다...! 너무나도 벅차오른다...! 이북으로 이 책의 번역판을 영원히 소장할 수 있단 말인가...! 1920년대에 아프리카에서 대농장을 경영하며 살았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쓴 소설인데 너무나도 수필같다. 실제로 많은 부분이 작가의 삶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지어낸 것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 포인트였다. 그리고 무엇보다ㅋㅋㅋ 되게 호방하다ㅋㅋㅋ 읽다 보면 아니 이런 걸 이렇게 담담하게 말한단 말이야? 이런 부분들이 있는데 아프리카의 그 넓다란 토지와 맹수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상상해보면, 아 그럴만도 해... 하고 납득하게 되어버린다. 이것도 재밌어. 이것도 최고야.

 


8. <생의 한 가운데> - 루이제 린저
이 책을 빌려서 읽을 때는 좀 더 최신판인데 남자 역자가 번역한 것과 굉장히 옛날판인데 여자 역자가 번역한 것 두 가지의 선택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여자이니까 역자도 여자인 것이 조금 더 나을 듯 하여 전혜린 역을 선택했었고 나의 선택은 옳았다. 애초에 이 책이 전혜린이 최초 번역한 걸로 유명했더라고. 나는 올해나 들어서 알았지만. 전혜린은 일제강점기 때 유학까지 다녀온 신여성이자 페미니스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서른 초반 즈음에 병으로 죽어서 그녀의 활약을 더 볼 수 없었던 것을 후대의 여성들이 많이 안타까워했다고 함. 거의 반세기 전에 번역되었다보니 현대에 맞게 좀 고쳤더라도 어색한 문장들이 드문드문 섞여있기는 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알고 나니까 그 시대에 이 책을 번역했던 전헤린은 이 문장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며 읽으니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주인공 니나가 어떤 때는 잠시 자신의 삶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다가도 아니다 그렇지 않다 하면서 다시 일어서고 담담하게 글을 쓰며 자신의 생계를 이어나가고 자식들을 돌보고 하는 것은 현대의 여성인 내가 보기에도 씩씩한 이야기여서 좋았다. 여자의 평판이 (지금보다도 더) 쉽게 망가지거나 남자들에 의해 평가되어지는 시대에 이런저런 남자를 만나고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가며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그려져있는 것은 또 다른 용기를 주었다.

 


9.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어라이벌> 보면서도 눈물 한 바가지 쏟았지만 책을 보면서도 또 한 바가지를 쏟았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슬프고 또 감동적이고...아 정말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이 책에 대한 찬사를 멈출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헵타포드들 언어구조가 어쩌구... 페르마 어쩌구... 이런 거 다 이해는 못했음(이과바보). 그러나 '당신은 미래가 예정되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삶을 택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YES, YES, ALWAYS YES"라고 하는 주인공 루이스의 선택에 어떻게 반대할 수 있을까? 몇몇 너무나도 이과적 지식이 필요했던 단편들은 아예 하나도 이해 못한 것도 있으나(<영으로 나누면>) <지옥은 신의 부재>와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다큐멘터리 : 소고>도 재밌다.

 

 

10. <휘트먼의 천국> - 마이클 커닝햄
과거와 현대와 먼 훗날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미래를 배경에서 휘트먼의 시가 등장하고 똑같은 흰색 사발 하나가 등장하며 느슨한 관련성을 이어나간다. 과거에는 주인공이 마음 먹고 큰 돈을 지출해야만 하는 귀한 물건이었고, 현대에는 잡동사니를 파는 골동품 상점의 구석에 쳐박혀 있지만 주인공만이 얼마나 귀한지 알아볼 수 있어 꽤나 수지맞게 산 물건이었고, 미래에는 급하게 처분해야 해서 원래 가격보다는 싸게 내놓은 물건이 되었다.

 


11. <요리도감> - 글. 오치 도요코/그림.히라노 에리코
말 그대로 요리도감이어서 어떤 식재료는 어떤 상태가 가장 좋고 어떻게 요리해야 가장 적합한지를 말해주었다. 일본 책이라 한국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요리 바보이기도 해서 그냥 그림책 보듯이 보았다^^

 

 

12. <요리그림책> - 유어마인드
대충 2-3페이지 안에서 요리 하나 끝내야 하고 그 요리 과정을 일러스트로 그려야하기 때문에 간단한 요리들이 많은 편이라 자취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림도 예쁘고 산뜻함.

 

 

13. <적정 소비 생활> - 박미정
이 책 읽고 깨달았는데 나는 돈 관리 진짜 잘 함. 돈 관리도 잘 하고 자제력도 있고 하여튼 한 달 예산 안에서 10만원 내외로 벗어나는 삶밖에 안 살고 있는데 그래서 이 책은 나한테 너무 필요가 없더라. 내 문제는 예산을 철저하게 지켜 쓰는데도 애초에 받는 돈이 적다는 것에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책 읽을 때가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자 관련 책을 읽어야 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 <뻐근하고 아픈 몸, 참지말고 셀프마사지> - 박성규, 오승호
그림책 잘 보았다^^(안 따라함)



15. <엄마, 나 그리고 엄마> - 마야 안젤루
어머니 너무 멋지시고 이런 어머니를 가진 사람이어서 마야 안젤루도 예기치 못한 임신이나 데이트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었구나를 깨달았다. 물론 사람은 자기 스스로 깨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최초로 만나는 타인집단인 가족 안에서의 적절한 기반이 있다면 더 멋지고 더 훌륭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 같다. 어머니가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벌었다는 것도, 자신을 때린 남자에게 총을 들고 찾아가 한 번만 더 내 딸을 건드리면 총구멍이 날 줄 알라며 협박을 했다는 것도 거리낌 없이 쓰는 마야 안젤루의 호탕함도 좋았다. 저 호탕함만 보면 정말 그 어머니의 그 딸이라니까.

 


16. <아가미> - 구병모
이북 왜 품절이야... 왜야... 구병모의 3종 묶여있는데 그 이북 왜 팔지를 않아... 어떻게 이북이 품절이야 이 새끼들아... 이 재밌는 걸 어?! 이 자음과 모음 새끼들아, 어?! 자음과 모음 편집자 부당전출 사건이랑 뭐 그 때 일 때문에 품절시킨 건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다시 좀 내 줘 사게... 이 책도 너무 재밌었고 저는 강하를 여자로 바꿔서 화끈한 레즈물로 영상화 되는 것 너무 보고 싶다. 충무로 인간놈들아. 이런 것 좀 픽업해 이놈들아.

 


17.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올해 한국 콘텐츠계에서 잘한 일이 있다면 누군가가 이 책의 판권을 사 가서 영상화를 시킨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영상화 시킨다는 제작사야. 너네 안은영 남자로 바꾸거나 남주를 몸 안 불편한 엄친아 학교 이사장 아들로 만들면 당신들은 죽쏘. 알았쏘? 장사 똑바로 하씨오. 이것은 한국형 고스트버스터즈인데 안타깝지만 여자는 4명은 아니고 주인공 안은영 뿐이다. 그리고 사이드킥으로 남주 하나 나와주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여주를 중심으로 돌아감. 이건 영화 말고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다. 모든 에피를 다 영상화 시켜줬으면 좋겠어.

 

 

18. <씁니다, 우주일지> - 신동욱
아~~~ 쓰레기 같았다~~~ 왜 쓰레기 같은지 너무 여기저기서 말하고 다녀서 또 쓰는 거 귀찮아 죽겠고 자세히 안 쓸래. 내 팬심은 이 책을 읽어주는 데까지였다. 중간중간 유아적으로 배설물에 대한 이야기 너무 많이 해서 짜증났으며 여캐에 관련해서는 무슨 말을 더 해 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여혐 덕지덕지이고 중심이 되는 스토리라인도 백남이 지구를 구한다!!! 여서 대박 짜증났음. 남자 히어로 무비 보고 엄청 감명 받아가지고(아이언맨이라고 500원 걸겠다)그 스토리 구조랑 여혐까지 싹 베껴서 책 쓴 것 같더라. 

 

 

19. <서른부터 달라지는 스페셜 스킨케어> - 이나경
자외선 차단을 열심히 하자.

 


20. <최초의 한 입> -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대박 밉상이지 않니. 이 책은 별로 그럴 일이 없겠다 싶어서 심심풀이 땅콩으로 집어들고 읽었는데 중간에 오코노미야키인가 처음 먹었던 경험 말하는 데서 와 진짜 밉상이다ㅋㅋㅋㅋㅋ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던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이런 감정까지 솔직히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도 창작자로서의 능력 중 하나겠지. 나랑은 안 맞아서 이제 안 볼 거지만.

 

 

21. <야만적인 앨리스 씨> - 황정은
황정은의 문체만은 정말 one of a kind, 라고 생각한다. 냉정함이 뚝뚝 떨어지는 문장들 너무 좋다.



22.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 리안 모리아티
리즈 위더스푼이 픽업해서 HBO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나는 책도 영화도 다 읽었다. 둘 다 좋은데 포인트가 약간씩 다름. 책은 여성들 간의 분열과 연대가 좀 더 본능적이고 자세하게 나와서 좋았다면, 드라마는 일단 캐스트들부터가 너무 좋았고 리즈 위더스푼이 펄펄 날아다니는 거 보는 게 너무 좋다! 니콜 키드먼 부분은 사실 영상으로 보기는 너무 괴롭고(자세히는 묘사 안 하지만 소재자체가 괴로움), 쉐일린 우들리 부분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 때문에 답답한 감이 있는데, 리즈 위더스푼만은 여기 번쩍 저기 번쩍 하면서 따질 거 따지고 요구할 거 요구하고 해낼 거 해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

 


23.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제현주
저자분이 한 10년 일하고 다른 직업도 병행하고 이런 책도 쓰고 하셨대서 일단 나도 10년쯤 버텨보려고 한다. 근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24. <재인, 재욱, 재훈> - 정세랑
각자 엄청 쓸데없는 초능력을 갖게 됐는데(진짜 쓸데없음) 그 능력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구하는 이야기.



25. <백년허리> - 정선근
이거 보면 약간 될놈될 안될놈안될 밖에 생각 안 나고 그렇다... '어차피 터질 디스크는 터지고 안 터질 디스크는 안 터진다' 이렇게 읽게 됨. 이렇게 해도 허리에 무리가 가고 저렇게 해도 허리에 무리가 가고 무리가지 않는 것은 너무 힘들고...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스트레칭이라도 잘 하면 다행인 현대인의 삶.

 


26. <여성의 권리 옹호> - 메리 울스턴 크래프트
여성의 날을 맞아 히나님이 선물해 주셔서 읽었다. 페미니즘 서적의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 저자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에서 에밀의 부인이 될 여자를 길러야 하는 과정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책이다. 모든 챕터가 번역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있는 챕터만 번역되어 있어서 굉장히 짧은 편이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었던 책.

 


27. <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 치비키 이쿠코
옷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저자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도 종종 들어가 있지만 그것도 재밌었다. 일본도 한국 못지않은 여혐국이기 때문에 유리천장 더하면 더했지 심하지는 않고 그런 사회에서 50대가 될 때까지 현역에 일했던 분의 이야기에는 확실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음. 이 책 읽고 옷도 좀 버리긴 했는데 그것보다는 맨날맨날 옷을 갈아입는 것에 대해 크게 강박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이 분 말씀이 어떤 사람이 무슨 옷 입었었는지 기억하냐고, 다들 다른 사람 옷 기억 잘 못하니까 그냥 입고 싶은 옷 맘껏 입으라고 그랬다. 그리고 어떤 옷 살 때 사서 입을 수 있는 횟수/가격 이렇게 계산해서 비싸도 많이 입는 거면 투자해서 사라고도 했다. 코트 이런 거는 겨울 내내 입고 하니까 비싼 거 사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8. CHAI - 인도 홍차의 모든 것
안녕... 저는 홍차에 미친 사람... 인도 한 번도 가 본 적 없지만 인도의 짜이가 먹고 싶어서 매일 우는 사람... 인도에서 홍차를 왜 재배하게 됐는지 이것부터 시작해서 어디서는 무슨 홍차가 나고 쭈욱 개괄하고 마지막에는 짜이랑 이것저것 만드는 레시피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향신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영원히 레시피만 끌어안고 울 것 같아...

 


29. <이만큼 가까이> - 정세랑
너무 좋아서 얼만큼 좋다고 말해야되는지를 모르겠는데 진짜 너무너무 좋아서 나중에 나 죽으면 이 책이랑 같이 태워달라고 할 거야... 여자의 첫사랑도 이런 식으로 기록하는 애틋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 있는데 항상 남자의 첫사랑만이 중요한 듯 말해지는 거 너무 웃기다.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첫사랑과 사정이 있어서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와 그 시절을 함께 겪어낸 친구와 그 모든 것을 뚜벅뚜벅 걸어 지나와 현재를 사는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30. <모마 마스터피스> - 앤 템킨
모마에 있는 유명한 작품들 또는 의미있는 작품들 모아놓은 도록. 재밌는 사실은 모마의 중요 후원자 중에 하나였던 올가 구겐하임은 구겐하임 미술관을 세운 솔로몬 R. 구겐하임의 남동생의 부인이었다는 것. 자기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미술관을 세워서 운영하는 데도 자신의 확고한 성향이 있어서 거기보다는 모마에 더 투자하고 그녀 덕분에 70점 가량의 훌륭한 회화와 조소를 매입해 지금의 명성을 가진 모마가 탄생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거 너무 재밌다.

 


31. <열일곱> ebook
알라딘 17주년 맞이 '열일곱'을 주제로 한 여러 작가들의 단편집 모음이었는데 박애진 작가의 <너와 나의 시간>은 반려동물과 인간의 수명 차에 관해 반려동물 입장에서 쓴 이야기라 너무 슬펐다.

 


32.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대한민국 헌법 전문> ebook
탄핵 결정되고 나서 알라딘에서 뿌린 무료 이북을 받아서 읽어보았는데, 내가 이런 것도 읽는구나 허허~ 하는 생각과 함께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구 있어서 뭐랄까...읭? 되었다. 왜 모성만 보호하지? 여기에 대해서는 찾아본다고 하고 또 언제나처럼 다음 책으로 넘어가서 제대로 못 찾아보긴 했는데, 여성이 더 약자이고 그 약자가 양육을 할 때 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저런 조항이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헌법에서 양육의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고 말하는 것인지 아직 모르는 상태로 지금 다시 의아스러운 상태.

 


33. <소설리스트> ebook
이 책의 취지는 정말 좋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신간소설 몇 개씩을 소개하는 건데 읽고싶은 책 많이 골랐다. 다만 금정연씨는 어린 여자작가한테 작품 안 낼 거면 얼굴이라도 보여달라고 하는 개소리 실을거면 글을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34. <젊은 작가의 책> ebook
한국 소설 추천작 100권인가 들어있었는데 괜찮아보였던 거 아직 다 읽어보지를 않았다. 괜찮은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안 괜찮은 것도 있으니까 너무 다 믿으면 안 되지만요. 

 


35. <미스테리아 6>


36. <덧니가 보고싶어> - 정세랑
재화가 쓴 단편이 묶여서 단편집으로 출간되고 하나씩 다시 교정을 하면서 그 단편들이 나오는데 그 안에서 전 남자친구였던 용기를 자꾸 죽여버리는 이야기. 그리고 용기의 몸에는 알 수 없는 문신들이 떠오르고 재화의 옆집에는 한 남자가 이사오는데... 의외의 이야기도 들어있고 반전도 있어서 즐겁게 읽었다.

 


37.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어딘가 미묘하게 바뀌어버린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수상한 한아. 그렇게 남친의 뒤를 캐다보니 남친이 아니라 웬 외계인이 남친의 모습으로 둔갑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버리고 그렇게 외계인과의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의외로 얼렁뚱땅한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고 소소한 일상들이 지속되며 예기치 못한 일들과 맞닥뜨린다. 정세랑의 세계에서는 큰 일을 겪는 주인공들이 의외로 잔잔하게 이상한 일들과 마주하고 그냥 받아들여서 좋다.

 


38. <피프티 피플> - 정세랑
5X명의 사람들이 아주 느슨한 끈으로 연결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짧게짧게 이야기해 나간다. 평범한 삶을 사는 듯 하나 그 안에는 각자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하는 일상의 특별함이 그려져 있다. 가장 일상적이고 가장 사소한 동시에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사건을 이야기하는 데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정세랑의 소설입니다. 다들 한 번 읽어보시기를. 올해 한국일보 문학상도 받았답니다.

 


39. <다행히 졸업>
추천
<얼굴 없는 딸들> - 우다영
- 집이 있어도 편하게 있을 수 없는 아이들의 뒷골목 이야기였는데 미묘한 불편함과 미묘한 편함이 잘 그려져 있었다.
<백설공주와 일곱 악마들> - 임태운
- 브로(Bro)문화를 고대로 베껴낸 감이 있으나 그래도 웃기긴 했다.
<육교 위의 하트> - 정세랑
- 미래를 모르는 청소년들의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
<비겁의 발견> - 전혜진
- 본 받을만한 선생님도 나오고 평생을 기억할 친구도 나온다.

비추천
<3학년 2반> - 이서영
- 작가 싫어해서 안 읽음.
<나, 선도부장이야> - 김상현
- 이런 얘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이미 나왔는데 뭐하러 또 쓰지. 아 남자들 지네 권력에 취해서 자기복제 하는 얘기 너무 재미없다.

 


40. <미스테리아 7>
41. <미스테리아 8>
42. <미스테리아 9>

43. <어쿠스틱라이프 11>

44. <미스테리아 10>
45. <미스테리아 11>

 

 

46. <부모님이 쓰러졌다> - 고바야시 유미코
상상만 해도 아찔한데 정말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느꼈다. 다만 일본은 성장이 둔화되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지 이미 몇십년이 지났다보니까 제도가 잘 갖춰져 있었다. 만약 지금 당장 부모님 중 한 분이 쓰러지시면 한국은 진짜 답이 없음.

 


47. 48. <용이 산다> 1, 2 - 초(정솔)
마리가 귀여운데 결국 마리도 오래오래 살면서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니 그걸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흑흑... 우리 마리는... 여왕 예정자이신데... 왜 돈 같은 걸 벌어야 해... 흑흑...

 


49. <랩 걸> - 자런 호프
좀 더 학구적인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그렇다기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수필에 가까웠다. 물론 재밌었음. 여성으로서 식물학자가 되어 살아온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보다는 그냥 나는 이래저래 해서 식물학자가 되고 싶었고 되었고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겪는 식물학자로서의 어려움과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이 중첩되었던 이야기를 조곤조곤 하는 느낌.

 


50.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 사카이 준코
저자는 반 정도는 마음을 먹고 '아, 이 책을 사는 사람들을 웃겨볼까!' 했던 것이 아닐까. 너무 웃겼다. 재밌는 것도 재밌는데 그냥 웃긴 곳도 너무 많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카한테 짐이 되면 안 되니까 노후가 오기 전에 죽을까 고모는 깊이 고민중이랍니다" "막 아이를 낳아 비일상적인 생활과 행복감에 젖은 부부는 아이가 없는 사람들 앞에서도 “아이를 낳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정말 많아! 인간으로서 성장한 것 같아” 하며 흥분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역시 나는 인간으로서 열등하다는 소리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 잘됐네. 정말 축하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등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많이 웃었다. 중간중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도 많이 다루는데 완급조절을 잘 하는 작가라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51. <선암여고 탐정단> - 박하익
53. <선암여고 탐정단 2 : 탐정은 연애금지> - 박하익
솔직히 이 소설 정말 별로라고 생각해. 이런 게 한국 미스터리 어쩌구에서 상도 받고 드라마로 제작도 되고... 난 모르겠다. 이게 그럴만한 이야기인지...? 드라마로 픽업된 건 이 이야기에서의 최종보스 설정이 너무 인소틱이어서기는 한데 것도 너무 어이없고... 드라마도 다 보긴했는데 것도 캐스트들이 귀여웠었지 재미가 있었는가는 모르겠다. 어쨌든 책도 드라마도 다 보고 나니까 캐릭터들한테 정은 들었으나 하여튼 소설은 진짜 별로였다.

 

 

52. <로즈> - 서바스천 배리
이 책은 영화 <로즈>가 개봉하면서 책도 번역되고 출간된 케이스인데 내가 영화를 보지는 않았으나 대충 스포일러 찾아본 결과 원작과 영화는 그냥 다른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한 이야기였다. 영화는 철저하게 러브스토리로 각색해서 과거 시대에 주인공이 여성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을 다 쳐내버린 것 같던데 책은 엄청나게 억울한 이야기란 말이야. 책 얇지도 않고 읽으면서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띠지랑 표지에 있는 홍보문구는 러브스토리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 내용 절대 아닌 것 같고 반전 밝혀지는 순간에야 아 낚였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상도 받고 했지만 정말 비추천인데 저는 남자가 과거시대의 여성들이 겪었던 수난과 고난을 중점으로 삼아 이야기하는 것 주제 넘은 짓이라고 느껴서요^^

 

 

54. <몸을 긋는 소녀> - 길리언 플린
길리언 플린의 데뷔작인데 그래서 약간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주인공도 자신의 병이 다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에 나와 일하는 것이 어색함과 잘 맞물려서 그 아슬아슬한 느낌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다. 길리언 플린의 소설 속 인물들이 항상 그랬던 것처럼 망가져있는 여주가 하나씩 퍼즐을 맞추고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인데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집착과 어린애의 끈질긴 집착이 오싹할 정도로 잘 나타나 있다.

 


55. <비둘기 속의 고양이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8> - 애거서 크리스티
사립 여학교를 배경으로 살인이 일어나고 미묘하게 의심쩍은 부분들을 알아챈 명민한 여학생 하나가 모든 것을 알아낸다. 포와로는 숟가락만 얹을 뿐. 명민한 소녀의 활약도 재밌지만 여학교 배경이다보니 여자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즐겁게 읽힌다.

 


56. <이름 없는 나비는 아직 취하지 않아> - 모리 아키마로
이것은 2017년을 대표하는 러브스토리로 표지에 블랙로맨스클럽 이라고 써 있는데 처음에는 '아니 어떻게 미스테리 장르로 로맨스를 하겠다는 거야?'하고 의심했으나 울면서 다 읽었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싶다면 이 소설을 꼭 읽으십시오. 그리고 소설에서는 따로 설명을 안 해 놓았던 것 같은데(재밌어서 속독하다 내가 놓쳤을 수도 있다) 여주인공의 성인 '사카즈키'는 일본어 '술잔'과 발음이 같아서 남주인공이 '술잔'이라고 부르는 것은 별명을 부르는 동시에 여주인공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기도 하다.

 


57. <누런 벽지> - 샬롯 퍼킨스
짧은 소설이고 내용도 간단하다. 신경쇠약과 이런저런 병명으로 바깥 출입을 금지당해 방에 갇힌 여주인공이 그 방을 탈출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샬롯 퍼킨스는 의사에게 방에 가만히 있으라는 처방을 받고 갇혀있다시피 한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쓰고 출간해서 자신에게 그런 처방을 한 의사와 이혼한 전남편에게 부쳤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샬롯 퍼킨스는 활발한 외부 활동을 하면서 병이 싹 나았다고 함.

 


58. <각본 비밀은 없다> - 이경미, 박찬욱, 정서경, 정소영, 김다영
세기의 명작 비밀은 없다의 각본집을 내 주셔서 감사, 또 감사합니다.

 


59. <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 P. D. 제임스
동업자는 자살하고 생계는 꾸려나가야 하는 코딜리아 그레이가 매우 해괴한 차림을 하고 죽은 부잣집 도련님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남자들에게 "이건 여성에게 어울리는 일이 아닙니다"와 탐탁치 못한 시선을 받지만 여자 탐정이었기 때문에 득을 보는 일이 반드시 있었다. 안타깝게도 코딜리아 그레이는 P. D. 제임스의 주력 탐정은 아니어서 출간된 시리즈는 딱 2권 뿐인데, 그마저도 1권인 이 책은 절판이고 2권은 번역도 안 됐더라고... 오늘도 영어 공부에 대한 열의만 불태웁니다...

 


60. <캐리> - 스티븐 킹
이런 소설을 왜 쓰레기통에 버렸던 것일까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미친 것 같은 인물들이 나오는데도 어느 정도의 정상성은 또 가지고 있고 하여튼 너무 재밌었다. 특히 생리에 대해서 묘사한 부분은 흥미롭게 읽었다. 장치로서 사용하기는 하지만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아서 좀 의외였음. 스티븐 킹은 남성 창작자 치고는 모성이나 여성성에 대해 크게 집착하지 않는 것 같다.

 


61. <벌들의 죽음> - 리사 오도넬
비밀은 없다랑 비슷한 분위기라기에 읽었는데 딱히 재밌지는 않았다. 상도 엄청 많이 받았던데 글쎄... 첫 번째 작품을 낸 작가에게만 수여된다는 상도 받았대서 와 진짜 재밌나보다! 했으나 진짜 되게 재미없게 읽음.

 


62. <백 번의 소개팅과 다섯 번의 퇴사> - 규영
이런 책 왜 내주는 걸까. 쓰는 거야 지가 쓰고싶으면 쓰지만 출판사는 책을 파는 곳일텐데 이 책으로 돈을 벌 수가 있는가. 작가가 회사 다니다 때려치고 일주일만에 이 책 썼다는데 과연 일주일만에 써 낸 저급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 책 어떤 느낌이냐면 에쿠니 가오리를 따라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고 30대 싱글 여성의 삶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것도 또 제대로 못해서 그냥 미디어에서 반복재생하는 30대 싱글여성의 조금 솔직하지만 다 보여주지는 않은 아름다운 일상 써 있는 느낌이다.

 


63.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 시노다 나오키
퇴근하면서 읽다가 매일 울었다 흑흑... 그림을 너무 잘 그리셔... 그래서 배가 너무 고파... 그림을 30분만에 철저히 기억에만 의존해서 그리신다고 하던데 30분만에 어떻게 그리고 채색까지 하지? 그리고 진짜 사적인 일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정말 커다란 사건일 때나 말하더라고(결혼, 첫째 딸 출산, 둘째 딸 출산, 이직). 되게 제목에 충실한 책이지만 한편으로는ㅋㅋㅋㅋ 회사 일 하고 집에 와서 매일 이거 그리고 쓰고 할 수 있었던 건 부인이 집안일이고 애들 양육이고 뭐고 다 해 줬기 때문에 몇 십년 동안 이런 취미를 만들 수 있었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64. <혁명하는 여자들>
어슐러 K. 르 귄의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다른 것들도 다 각각의 재미를 가지고 있었다.

 


65. <스무살 전에 알아야 할 성 이야기> - 앤 마를레네 헤닝, 티나 브레머-올제브스키



66. <죄수운동법> - 폴 웨이드
저자 선생님... 1단계가 안 되는 사람은 어떡해야 합니까... 선생님...?



67. <LA LA LAND> Script
올해가 가기 전에 영화를 한 번 더 볼 때가 되었다. 영화 하도 많이 봐서 스크립트 보니까 장면이 떠올라서 좋았다.



68. <MOONLIGHT> Script
연극 대본이 기반인 작품이라 대사보다는 지문이 훨씬 많아서 책 읽는 느낌이었다.



69. <MS. SLOANE> Script
스크립트는 영화랑 아예 내용이 다르고 그냥 다른 영화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스크립트 쓰고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기가 썼다고 한단 말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완성된 거 봤으면서 어떻게 그러고 다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들 진짜 얼굴 개두꺼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크립트는 진짜 쓰레기이고 미스 슬로운에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부분들이 다 구리게 써져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스테인이 합류해서는 스크립트 다 뜯어고쳐서 영화 미스 슬로운이 탄생한 것 같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크립트에서는 막 장난 아니야. 슬로운이 외로움도 느끼고 울고 동료들한테 애정 느끼고 마지막에 슬로운이 감옥 나와서 기다리고 있으면 포드가 커피 들고 데리러 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0. <The Girl With The Lower Back Tattoo> - Amy Schumer
에이미 슈머의 자서전.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유쾌하고 진솔한 내용이 가득 담겨있었다. 근데 사실 어렵지 않아. 어려운 내용을 쓰는 게 아니라 에이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이야기 하는 내용이라 정말 쉽게쉽게 잘 읽혔다. 자신이 어떻게 코미디를 하게 되었는지, 그것을 하려고 어떻게 노력했는지도 재밌게 읽었고 데이트 폭력에 관해 여러 번 언급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부분도 감명깊게 읽었다. 에이미도 정말 심각할 정도의 데이트 폭력을 당했었고 거기에서 겨우 빠져나왔던 경험이 있더라. 이야기 하면서도 나는 강하고, 소심하지도 않고, 정말 웃기고 자신감 있어보이고 고립당해있는 여성도 아니었지만 그런 나도 데이트 폭력을 겪었었다면서 그것이 당하는 사람의 잘못이 아님을 계속해서 말해주는데 진솔하고 좋았다. 

 


71. <런던 티룸> - 김소윤
책으로 여행하기...^^ 참 즐겁다...^^



72.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신문에 연재했던 코너를 모아서 얇은 책을 만든 것. 버지니아 울프도 건물이 헐어지고 하는 거 보면서 '옛 것을 존중하는 마음은 어디갔을까'라고 말하더라고. 평범한 할머니 보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

 

 

73. <원더우먼 허스토리> - 질 르포어
히나님 추천으로 읽었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재밌었다. 원더우먼을 남성이 창작해 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그런 원더우먼이 페미니즘의 아이콘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걸 약간 신기해하고 있었던 정도였는데 원더우먼을 만들어낸 마스턴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철저하게 분석해 낸 재밌는 책이었다. 마스턴도 그 시대에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활동하는 특이한 사람이기는 했는데 정작 그 자신이 부인을 두 명이나 데리고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과 그 부인들에게 권위적으로 굴었다는 것도 너무 모순적이었고ㅋㅋㅋㅋㅋ 하여튼 무척이나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마스턴의 두 부인이었던 할러웨이와 올리브에 관해서도 굉장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이야기 해 주는데 이것도 너무 좋았음. 사실 마스턴이 부인을 두 명 가지고 싶었어도 당사자인 부인들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일인데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그 기행을 기꺼이 받아들인 여자들도 역사에 남겨져야 마땅하지 않은가 싶어서. 할러웨이는 일과 양육이 양립할 수 없음을 깨닫고 양육을 올리브에게 모두 넘기는 조건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쫓았고, 올리브는 자신의 사랑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부인으로 불리지도 못하는 삶을 받아들였다. 곧 이 사람들 이야기 다룬 영화도 나온다고 했는데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중!(그리고 영화는 2차매체로 직행...)

 


74. <오늘은 홍차> - 글. 최예선/그림. 김줄
마스터가 최소 바이 최대 레즈인가요? 저는 너무 그렇게 생각되어 버리고 마네요. 이 책은 뒷 편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75. <빨간구두당> - 구병모
전래동화의 구병모식 개작.



76. <쇼코의 미소> - 최은영
화제가 된 것에 비하면 내가 너무 늦게 읽었는데 왜 화제가 됐는지 알만큼 좋았고, 동시에 '이런 게 화제가 되고 상도 받는단 말이야...?' 싶을 정도로 좋았다. 쇼코에 미소에는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껄끄러워서 국민들끼리도 살짝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얘기가 나오거나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적 면모가 전면에 드러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런 소재를 가지고 써도 비판받지 않을 수 있구나 싶어서 솔직히 좀 놀라웠던ㅋㅋㅋㅋㅋㅋ 내가 한국인들 너무 무시하나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화자들이 전면에 드러나고 그들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았고, 역사라는 큰 물결을 타고 내려오면서 그 물결 속에서 만나는 각각의 이야기들 중에는 이런 오해와 갈등과 미묘함도 존재하겠구나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게 해 줘서도 좋았다.

 


77. <창백한 말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9>
언뜻 보면 전혀 특이점이 없어 보이는 산발적인 죽음들의 뒤에 감쳐져 있던 음모를 밝히는 이야기. 당사자인 남자주인공보다도 몇 번 등장하지 않는 조력자 여자주인공이 더욱 담력이 있었다.

 


78. <에지웨어 경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4>
이것은 마지막에 범인이 보내는 편지가 너무 좋았다. "솔직히 당신만 없었다면 만사 형통했을텐데 어쩌겠어요, 당신도 당신 일을 한 걸 하지만 저는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정확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당신은 여태까지 범인에게서 받은 무언가를 발표한 적은 없으시죠? 그럼 이게 최초가 되겠네요."라며 쭈욱 설명한 편지가 킬링 포인트.

 


79. <맥긴티 부인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6>
내용도 재밌는데 더 재밌는 것은 여기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현신 같은 캐릭터가 나와서 짜증을 내는 장면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버 부인은 로빈 업워드라는 명탐정 캐릭터를 써 냈는데 이걸 연극화 하면서 왜 이 탐정에게 이런 설정을 줬냐고 누가 물으니까 나도 모른다면서 그냥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그렇게 만들었고 죽여버릴 수 있다면 죽여버릴 거라면서 자꾸 화를 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기 캐릭터 만들어 낸 작가들의 공통된 욕망인가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난 도일도 실제로 셜록 죽이기도 했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0.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 셜리 잭슨
반전은 놀랍지 않았는데 캐릭터 묘사력이 어마어마했다. 작가 소개란 보니까 남편 분이 아내인 셜리 잭슨의 능력을 빠르게 알아보고 배려랑 도움을 많이 주신 것 같더라고. 역시 여자가 큰 일 하려면 조신한 남자를 만나야... <제비뽑기>도 읽어봐야지.

 


81. <진한 치즈케이크> - 하세가와 데쓰오
여기 있는 치즈케이크 다 구워다가 나에게 바칠 조신한 미남을 구합니다. 답례로는 저의 사랑을 드림.

 


82.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제목이 된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은 능력있고 명민한 소녀가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탐험기인 줄 알고 봤다가 너무도 숭고하게 막을 내려서 벙 찌고 말아버렸다ㅠㅠ 이런 이야기 종종 보기는 했는데 항상 "남자"가 주인공이었고 여자가 주인공인 적은 없었어서 이렇게 읽으니까 또 뭔가 뭉클해져버리는 것이다ㅠㅠ 대의를 위해 자신의 무언가를 희생하는 주인공도 여자가 될 수 있다는 크나큰 교훈... <돼지제국>도 정말 토나오는 남자들이 아주 조금 등장하지만 그것들을 다 이겨낸 여자가 자신의 단 하나의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이야기라서 너무...너무 좋았던... 아직도 모르겠다. 어떻게 이런 글을 써 낸 사람을 철썩같이 남자로 믿을 수 있는지? 거의 모든 이야기에서 남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돼지제국>에서도 섹스에 미치고 여자에 미친 남자들 아주 짧은 문장으로 묘사하지만 주인공의 사랑과 너무 비교되어서 인간 남자들은 존재 자체가 혐오스러울 정도인데 이게 어떻게 남자가 썼을 수 있지ㅋㅋㅋㅋㅋㅋㅋ 남자는 이런 거 절대 못 써. 여태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83. <죽음이 펨벌리로 오다> - P. D. 제임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결혼한 이후, 이 곳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면?' 을 가정하고 전개되어진 소설.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읽었는데 오스틴 순수주의자들에게서는 꽤나 혹평을 받기도 한 모양이다... 왜... 재밌지 않았니...? 물론 작가조차도 아름다운 펨벌리에 이런 끔찍한 일을 일어나게 해서 미안하다고 밝혔지만 그래도 너무나... 재밌었다... 소설 속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결혼한지 6년이 되었고 자신들 삶의 루틴을평온하게 지키며 큰 굴곡 없이 살아가는데 그러던 도중 살인사건의 발생으로 그 일의 해결과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그것을 처리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어서 좋았다. 본격적인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트릭이 풀리는 지점에서 우연이나 범인의 자백으로 일이 해결되지만 다아시가 치안판사로 활약하는 부분이 그 부분을 상쇄시켜준다는 평도 있다고 한다. 쨌든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느낌이라 너무 좋았다.

 


84. <거리에 선 페미니즘> - 한국여성민우회



85. <미스테리아 12>



86. <크로스토크> - 코니 윌리스
코니 윌리스에게 '수다스러운 할머니'라는 소개하는 것은 매우매우매우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코니 윌리스의 따발총과 같은 대사전달력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책 표지에 백인 여자와 남자가 주근깨를 다 드러내고 있어서 "아니 세상에 백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참"했는데 책 읽어보니까 왜 그런지 알겠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인과의 정서적 교감을 높이기 위해 EED라는 수술을 받은 브리디의 여정을 그리는데 수술을 받기 전까지도 너무나 험난할 뿐더러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는 애인의 생각만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듣게 되어버려서 정신을 잃을 지경인 브리디의 이야기. 그리고 당연하게도 SF 장르이며 동시에 드라마와 로맨스와 어드벤쳐까지 함께하니 모두들 꼭 읽어보셨으면 싶다.

 


87.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 가네코 후미코
<박열> 보고 가네코 후미코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알고 싶어져서 읽었다. 가네코 후미코는 20대 초반에 감옥에서 죽었기 때문에 이 자서전은 옥중 유고이기도 한데 어린 나이에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싶어서 놀라웠기도 하고 그 시대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가난해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여성이라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해서 많이 안타깝기도 했다. 변변치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고 부모님은 제대로 결혼조차 하지 않았으며 친척집을 이곳저곳 떠돌면서 먹여살릴 입 취급을 받고 나이가 차니 짐짝 취급을 받아 어떻게든 자립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던... 가네코 후미코의 말에 의하면 정말 힘들었던 경험들은 아무도 믿지 않을 것 같아 오히려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미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만으로도 한 여성이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남고자 발버둥쳤던 삶이 담겨있었다.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살아가려고 하지만 그것은 너무 힘들고 죽기보다 싫지만 일단 살아야겠기에 누군가에게 손을 벌리고 도움을 받고 그리고 또 살아가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정말 크게 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88. 89. <제인 에어> 1, 2 - 샬럿 브론테
가디언지에서 작가들에게 <제인 에어>를 처음 읽었을 때를 이야기 했던 기사 보고 '아 나도 다시 읽어야지!'하고 다시 읽었는데 어렸을 때와의 감상이 다른 것 개인적으로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는 좀 지루하게 읽었다고 해야하나? <제인 에어>는 정말 성실하고 정도(正道)만을 걷는 사람이라 좀 지루했었다.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주홍 글씨>는 막장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감정이 폭발하고 갈등이 폭발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진진했던 기억인데 그것과 비교했을 때 <제인 에어>는 잔잔했던 느낌으로 남아있었다. 근데 나이가 들고 읽을 때는 초반 부분의 어린 제인 에어가 학대를 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니(어릴 땐 저게 학대인 줄 몰랐다 왜냐면 나는 동아시아인이기 때문이다) 그 발랄하고 맹랑했던 아이가 어떤 식으로 뒤틀리고 천진한 빛을 잃어가는지가 이해가 됐고, 그렇게 기숙학교 같은 데에 보내져 썩 훌륭하지 않은 시설의 교정을 받으며 한 명의 성인으로 자라나가는 모습,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까지 보니 좀 더 이해가 잘 되는 느낌이었다. 로체스터와의 결혼은 아직도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제인 에어의 시대에 여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남자와 결혼을 해야만 했고 제인 에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택지 안에서 자신이 죽어도 할 수 없는 결혼(사촌오빠)을 제외시키고 자신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한 것... 애초에 샬럿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사회적 관습을 뒤바꿀 정도로 급진적으로 그려내지도 않았기 때문에.

 


90. <왜 나쁜 역사는 반복되는가> - 제니퍼 웰시
읽으면서 느낀 건데 이런 책 너무 안 읽으니까 진짜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몰라서 또 다른 측면으로 멍청하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왜 나쁜 역사가 반복되는지, 를 말하려면 인류에게는 어떤 나쁜 역사가 있었는지 필연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게되니까 근대에 일어났던 전쟁과 나도 인지하고 있지만 남의 나라 얘기였던 전쟁들까지도 개괄하면서 발발 원인과 경과, 결과가 나와있는데 아 정말 너무 몰랐다, 싶으면서도 동시에 이런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말해준 책이었다.

 


91. <한 권으로 읽는 베블런> - 엘리자베스 매켄지
정세랑 작가의 추천으로 읽었는데 재미없었어... 내가 유일하게 재미있어했던 건 베블런은 연구하고 논문쓰고 생각하는 것만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건 엄청 싫어해서 대학교수로 있을 때 면담시간을 12:30~12:35분으로 공지했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부분만으로 내 롤모델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2. <중국어 번역가로 산다는 것> - 김소희

 


93. <먼 길로 돌아갈까?> - 게일 캘드웰
캐롤라인 냅과 절친한 친구였던 게일 캘드웰이 그녀의 죽음 이후 관계를 되돌아 보고 정리하면서 써 낸 책. 읽으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얻었던 가족이 아니라 자신의 기회와 선택과 그리고 우연이 만들어 낸 기회로 인해 만난 절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의 회고록 같은 건데 그 친구를 잃은 슬픔이 뭔지 너무 잘 알겠고 그래서 더 슬펐던 것 같다. 함께했던 소소한 시간을 나눌 수 없어서 힘들고 슬프기도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문득문득 떠오르는 추억같은 것도 너무 슬픈 것이다... 정말 슬픈데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도 내 친구들한테 이렇게 좋게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싶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94. <메이블 이야기> - 헬렌 맥도널드
아버지를 잃은 작가가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 하던 매사냥을 본격적으로 다시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그 과정을 쭉 써내려간 글. 영국에서는 아직 매사냥을 할 수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일이 결코 쉽다는 일이 아닌 것도 놀라웠다. 일단 알맞는 매를 찾는 것부터가 힘들고 그 매를 훈련시킬 장소를 찾는 것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매 자체이다. 매는 야생성이 강한 동물이기 때문에 길들이기가 정말 힘들고 자신이 다칠 수도 있는 위험을 항상 염두해두고 매를 길들여야 한다. 또한 매를 애완용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매의 야생성을 너무 억누를 수는 없지만 동시에 야생성을 억누르지 않으면 인간에게 위험하므로 이 수준을 잘 조절해서 길들여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새로웠다. 매가 감을 잃으면 안 되기 때문에 꼭 주기적으로 사냥을 나가야 하고 사냥을 나가기 전 며칠 간은 매를 굶겨서 사냥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줘야 하고 등등... 신경 쓸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살아있는 동물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인내의 시간들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유려하게 표현한 작가의 글 솜씨도 재밌었다.

 


95. <아연소년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이라 망설임없이 읽었고 좋았지만 씁쓸한 기분이 되어 책을 내려놓았다... 전쟁이란 언제나 너무나도 슬픈 것 같다. 왜 이렇게 슬픈 일을 계속 반복해야 되는지 너무 모르겠음. 무엇을 위해서인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실려있기도 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전쟁 상황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아름다운 일들이 있기도 했는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이 일절 없었다. 물론 전쟁 상황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아름다운 일들, 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지만. 어쨌든 이 책에는 사탕발림이라고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고 그게 너무나도 슬프고 절망스러웠다. 그리고 <아연소년들>에서 다뤘던 전쟁은 정부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벌였던 전쟁이라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곳에서 했던 희생이 무가치한 일이 되었던 전쟁이라서 더 슬펐다. 전쟁에서 싸우거나 그 전쟁으로 아끼는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은 그 전쟁이 무가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거짓말쟁이다, 선동꾼이다, 라고 매도하는데 이것이 정말 슬펐다. 실제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도 이 책 때문에 고소고발 많이 당해서 책에는 법정에서 말하는 부분도 들어있고 하다. 아, 어쨌든 전쟁은 무조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책은 훌륭한 르포문학이지만 더 좋은 것은 이런 문학이 탄생하지 않는 평화로운 환경이에요.

 


96. <가네코 후미코 -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 - 야마다 쇼지
지난번에는 가네코 후미코 본인이 쓴 글을 읽었었고 그 후속으로 좀 더 객관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던 인물이 낸 책을 읽어봤다. 이야기는 항상 두 쪽을 함께 읽는 것이 더욱 진실에 가깝게 알 수 있으니까. 저자는 5-60년대에 일본인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다가 침략과 식민지지배 피해자인 조선인의 입장에서 일본인의 사상은 어떻게 보일까? 싶어서 그 연구를 했고 그러다 재일한국인 서승 형제의 간첩사건에 대한 반론을 도와주게 되는 과정에서 가네코 후미코를 알게됐다고 한다. 저자는 가네코 후미코가 계급적 지위도 낮은 데다가 여성이라는 두 겹의 한계를 가지고도 자신의 사상을 세웠고 그것을 글로 남겼다는 것에 대해 깊이 감명받아 그녀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가네코 후미코가 실제로도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 있고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사상을 확립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를 또 깨달을 수 있었다. 법정에서 했던 말들은 기록에 남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가 법정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도 알 수 있는데 이 부분도 굉장히 확고만 말투로 되어 있어서 좋았다. 박열에 대해서는 좀 더 본질을 꿰뚫어 본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그는 일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기에는 너무 어리고 시간도 많지 않았다, 이런 부분도 있었던.

 


97. <일상기술연구소> - 제현주, 금정연
팟캐스트 기반으로 그동안 출연했던 사람들과의 대담을 편집해서 책 형태로 냈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출연하는데 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신기하고 직접 가보고 싶은 곳도 있고 그랬다.

 

 

98. Call Me By Your Name - Andre Acimen
99. <그 해, 여름 손님> - 안드레 애치먼
복숭아 씬 나올 때까지 섹슈얼한 텐션 최고조 찍다가 거기 이후로는 마치 엘리오처럼 착 가라앉아 버린다. 영어로 읽고 한글로도 읽었는데 3부, 4부는 너무 재미없어서 안 읽어도 됐을 것 같아. 막 문학이 어쩌고 철학이 어쩌고 해가지고 한글로 읽어도 이 새끼들 뭐라는 거야... 이런 생각 들더라고. 영화가 기대된다.

 


100. <토끼의 아리아> - 곽재식
남자 작가가 썼는데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현대의 소설이라서 좋았다. 어떤 부분들은 쉽게 여혐적인 요소로 갈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고 그것이 이야기를 좀 더 깔끔한 형태로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빤히 보이는 생각> 같은 것은 남자작가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썅년여캐 만들기 함정을 의도적으로 비껴나갔는데 그러면서도 애틋한 옛사랑 얘기 잘 해내서 너무 좋았다. <박흥보 특급> 같은 건 극도로 관료주의가 경직된 사회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라서 너무 깔깔대면서 잘 읽었음. 재밌었다.

 


101. <죽이는 화학> - 캐서린 하쿠프
애거서 크리스티는 약사이기도 했고 그 때 얻은 독극물 지식으로 자신의 소설에서 많은 독극물을 사용해 희생자들을 죽였다. 소설에서 사용됐던 독극물을 쭉 나열해서 그 독극물에 대한 설명과 크리스티가 이것을 어떻게 썼는지 자세하게 풀어주는데 너무너무 재밌었어...!

 


102. <결혼보다 월세> - 성선화
나는 아무리 돈 벌어도 이런 고생... 진짜 못할 것 같네... 이 책 보면서 느낀 건 진짜 사람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없다, 였음. 하지만 모든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지는 않고.

 

 

103. <피너츠 완전판 5 / 1959~1960> - 찰스 M. 슐츠
이 책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5권이었어... 바보... 다음에 다시 1권부터 빌려서 쭉 보려고. 스누피 만화로도 애니로도 본 적이 없고 캐릭터 상품으로만 봐 왔어서 이 캐릭터들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대사를 하는지는 이 책으로 처음 봤는데 너무 의외였다. 굉장히 정치적이기도 하고 하여튼 어린애들의 만화는 절대 아니었음. 샐리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했고 굉장히 냉소적인 캐릭터여서 더 놀랐다.

 


104. <죽이는 요리책>
이건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에서 낸 탐정들이 먹는 요리 레시피를 모아놓은 책이다. 작가들 본인이 만들어 낸 캐릭터가 즐겨 먹는다고 설정한 요리들의 상세한 레시피와 함께 팁을 주며 실려있는데 너무 좋아서 울었다. 맛있어 보이는 요리들 한 가득이고 그걸 소설 속의 인물들이 즐겨 먹는다니까 뭔가 가상의 존재와 교감하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듦.

 


105. <서간도 시종기> - 이은숙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했던 우당 이회영 6형제를 다룬 전시를 볼 때 비치되어 있어서 전시 관람 후 찾아 읽었던 책이다. 이은숙 씨는 이회영의 부인으로 사실은 자손들과 동지들에게 빨리 우당의 일대기를 쓰라고 독촉했지만 전쟁도 나고 다들 살기 바빠 차일피일 미루며 지체되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본인이 붓을 들고 써 내셨다고 한다. 전쟁통에 피난하는 이야기가 주이기 때문에 힘들었다 고난스러웠다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는데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짧게 '고생스러웠다'고만 말하고 몇 년을 훌쩍 뛰어 남편과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것은 과감할 정도의 생략이어서 과연 보통 여장부가 아니시구나~ 했다. 이 책이 우당 이회영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그의 삶이 어땠는지, 왜 그런 삶을 살았고 그들은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가 잘 나타나 있는 책이었다. 참고로 우당 이회영의 6형제 중 다섯째인 이시영은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을 지낸 그 이시영이다.

 

 

106. <환상통> - 이희주
작가 본인도 한창 빠질하며 공방뛰며 그 세계를 경험하고는 한 달 정도 방에 틀어박혀 써 낸 소설이라고 하는데, 음, 역시 뭔가를 쓰려면 거기에 빠져있으면 안 되고 그걸 경험한 뒤 빠져나온 다음에 쓸 수 있는 것 같다. 비교적 객관화도 잘 되어 있고 그래 맞아 이러기도 하지 이런 부분도 있음. <롤리타> 인용하면서 자기도 그 소설 정말 싫어하고 변태같다고 생각하지만 어린 것을 추구하고 순수한 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다고, 열아홉과 스무살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는 부분ㅋㅋㅋㅋㅋ 너무나 현실의 빠질하는 사람들의 것 그대로였음ㅋㅋㅋㅋㅋㅋ 유치할 정도로 어떤 단어에 자신이 덕질하는 아이돌과 관련된 의미를 부여하고 본인의 사전까지 만드는 것도 그렇고ㅋㅋㅋㅋㅋ 이 소설은 총 3부로 이루어지는데 조금 덜 빠질을 하는 여성과, 심각하고 병증일 정도로 빠질을 하는 여성과, 심각한 빠질을 하는 여성을 사랑하는 남성이 나왔음에도 절대 빠질을 비하하지 않았던 것은 역시 여자 작가가 썼기 때문이겠지.

 


107. <정말 지독한 오후> - 리안 모리아티
이 책 재밌게는 읽었는데 복장 터져 죽을 뻔했다는 것... 여기에 꼭 기록해 놓고자 한다... 리안 모리아티 작품 번역된 건 일단 다 읽은 것 같은데 유난히 복장 터져 죽을 뻔 했다... 꽤나 초반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암시하고 시작을 해서 금방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책의 거의 끝까지 갈 때까지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해주니까 중간부터는 짜증날 지경이 되어서는 '아 뭐냐고 대체!!!!!'하고 소리 지르고 말았다... 재미는 있었는데 두 번은 못 읽겠음... 내 복장 터질라... 그래도 캐릭터들은 생동감 있고 캐릭터 별로 특징이 되거나 논란이 되는 부분을 가지고 서로와 마찰을 일으키며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건 또 좋았음. 결말도 깔끔해서 좋았다.

 

 

108. <몬스터 콜스> - 패트릭 네스
영화가 정말 슬프고 재밌었다. 책은 아동문학으로 분류되기도 해서 그만큼 짧고 영화보다 다른 내용이 좀 더 있는데 오히려 영화가 더 깔끔하게 쳐내 버린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온 씬은 책에는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더 재밌다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

 


109. <Anne of Green Gables> - L. M. Montgomery
넷플릭스 업데이트 된 시리즈 느즈막히 보고는 너무 재밌어서 킨들로 사서 1권부터 천천히 읽는 중이다. 일단 영어라서 하루에 많이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남은 시리즈들은 내년 한 해 동안 주구장창 읽을 듯ㅠㅠ 답답하기는 한데 앤이 말하는 걸 생동감 있게 원어로 보니까 좋기는 하다. 지금은 2권 읽는 중인데 앤이 다 자라서 벌써 선생님이라 맴이 허전하다ㅠ0ㅠ 좀 더 어린 소녀의 앤으로 있어줘도 좋았을텐데. 이렇게 금방 성장시켜버리다니. 앞으로 앤이라는 시리즈를 읽어가면서 어떤 생각이 들지는 또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감상을 좀 적어보자면, "여자아이"가 생각을 많이 하고 공상을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여겨졌던 시대에 이런 캐릭터를 들고 나온 루시 몽고메리는 확실히 독보적인 작가임이 틀림이 없었다는 것. 내용의 큰 틀은 정숙하지 못한 여자아이가 숙녀로 자라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교훈적인 내용에 가깝지만 앤이 특이하고 그래서 생동감을 가지는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삼는 이야기 중에 이렇게 방대하고 전 생애를 다루면서 평범한 아이를 다루는 이야기도 적었기 때문에 왜 고전으로 불리우면서 아직도 읽히고 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110. <파과> - 구병모
절판됐고 중고 상품으로 구하려면 정가 몇 배를 주고 사야되는데 '아마 곧 재출간 될 것 같으니 그렇게 사지는 마시길 바랍니다'라는 작가의 트윗을 보고 아니 뭐 얼마나 재밌단 말이야?! 하고 찾아 읽었다. 그리고 나는  추석에 인터넷이 안 되는 시골집 가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나이 든 여자 암살자 얘기라니... 재밌어...

 


111. <예금 풍차를 돌려라> - 윤승희
이런 책을 보면서 많이 생각하는데 일단 고용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진짜 쉽게 돈을 벌 수가 없다. 이제 점점 돈이 가만히 있으면 절대 불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재테크 책 조금씩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는 리스크가 너무 큰 투자는 내 담이 작아서 못하겠길래 이런 책을 찾아보게 되었음. 그러나 이 방법은 이 방법대로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단리를 취할 것이 아니라 복리를 취하라는 것인데 이 복리를 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7년 이상 돈이 꾸준하게 얼마 이상이 들어와야 한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를 뿐더러(자의든 타의든), 여자로서 언제 어떻게 경력 끊길지 모르는데 7년은 너무 먼 훗날의 일이고 다시 깊은 시름에 잠겼다... 이 방법으로 돈 벌려면 직장 때려치고 공무원 공부해서 공무원 된 다음에나 해야 됨... 그리고 이 책은 은행에 입사한 남자사원이 성공적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남자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정말 쓸데없는 얘기 많이해서 스키밍으로 1시간도 안 걸려서 다 읽음. 이런 식으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대화체로 이루어지는 방식이 진짜로 전달력이 더 좋은가 의문이다. 거기다 남자여자 적절히 섞지도 않고 남자만 돈 버는 세상임.

 


112.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레베카 솔닛
이 바이블 of 바이블을 이제야 읽은 것은...이북이 없어서였습니다... 지금까지도 이북은 나오지 않았지만 출판사님들아 인간적으로 21세기에 책 내고 있으면 전자책도 함께 발매하도록 하자 제발...(2017년 9월 전자책 발행되었음) 어쨌든 너무 좋은 책이었고 어째서 바이블이였는지 알겠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쓰려고 썼던 것이 아니라 각 시기에 맞게 페미니즘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첫 칼럼부터 마지막 칼럼까지 시차가 몇 년이 나는데도 이것이 쭉 이어진다는 것이 놀라웠다. 저자는 이 칼럼을 쓰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미국 여성들이 겪는 통계를 엮어 나가면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데 이것은 어딘가에서 숫자로만 떠도는 비실체적인 사건들에서 좀 더 실체화 된 사건들로 바꾸어주는 현명한 장치적 전개였다.

 


113. <언더 그라운드 레일로드> - 콜슨 화이트헤드
미국의 노예제가 실존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지하철도를 타고 북부로 도망가 자유를 찾는 노예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읽으면서는 정말 지하에 달리는 기관차가 있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 노예들이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사람들의 집이나 그 자신들을 기차의 역, 역장 등으로 비유해서 불렀던 것이지 정말로 기차가 있지는 않았다고 함. 한국인으로 자라서 교육받았다 보니 세계사에 대해서는 아주 단편적인 지식들만 있기 때문에 어쩌면 이 소설이 지금까지의 삶에서 노예제가 실존하던 시대의 미국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려주었던 것 같다. 이 소설에서 백인들이 도망치려는 흑인 노예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어떻게 전시했는지,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에 대해 묘사되었던 모든 끔찍한 일들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의 1/1000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니까. 끔찍한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데에 괴롭긴 했으나 그래도 마지막 장의 마지막 줄을 읽으며 그 끔찍함이 사라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114. 120. <위대한 유산> 1, 2 - 찰스 디킨스
너무 재밌어서... 손을 떨면서 읽었다... 찰스 디킨스 미친 사람... 당신은 천재... 이 소설은 찰스 디킨스가 투자하고 창간한 잡지의 판매부수가 현저한 하락세를 그리자 구상만 해놓고 있었던 상태의 이야기를 자리잡고 앉아 쭉쭉 써 낸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위대한 유산>을 연재하면서 잡지판매부수가 다시 쭉쭉 올라가기도 했고 그로인해 그의 작가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작품이라고도 한다. 전체적인 내용도 너무 재밌었지만 인물들의 허영이나 버릇 같은 것을 묘사할 때가 너무 재밌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지였던 핍을 대우도 안 해주던 인물이 핍이 유산을 물려받고 도련님이 된 뒤로는 "저 아이는 내가 기른 것이나 다름이 없지~"하며 떵떵거리고 다니고 정작 핍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면 쩔쩔매고 어쩔 줄을 몰라하며 "내가 자네와 악수를 해도 되겠나? 그래도 되겠나?" 하며 악수하기 전 자신의 손을 연신 옷에 비벼 닦는 모습같은 건 정말 웃음이 아니 나올 수 없었다. 또 작가는 작중 내에서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지닌 인물들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서 그려내어 주는데, 그럼에도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편애하지는 않으며 이 소설은 명확하게 핍의 눈으로 보아지고 핍의 목소리로 이야기 되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준다. 

 


115. 116. 117. 118. 119. 123. <學園アリス> 8-13
내 안의 잠재되어 있는 일본인이 살아나는 병 걸려가지고 오만잡것 애니 재탕하다가 학원 앨리스는 애니가 너무 짧기에 울다가 책장에서 잠자고 있던 얘들 꺼내 읽었다. 근데 나는 이제 이 만화책 팔고 킨들 사서 만화책도 킨들로 읽는 21세기적 사람 되고 싶다... 무엇보다 학원 앨리스는 작가가 쪼마난 글씨를 손글씨로 너무 많이 써놔서 그거 보려면 눈이 아파서 킨들로 갈아타야겠다... 근데 일본어 만화책이라 팔 수가 없네 아이고아이고... 누구 학원 앨리스랑 원피스랑 일본어로 만화책 필요하면 진짜 여기에 댓글 좀 달아줘... 제가 싸게 드릴게... 

 


121. <재테크의 여왕> - 성선화
스키밍해서 휙휙 봤고 그냥 팁 정도인데 이런 팁은 책의 출간연도가 2년만 지나도 무조건 신뢰하기 힘들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 됐다.

 


122. 124. <그레이스> 1,2 - 마가렛 앳우드
넷플릭스 시리즈 나온대서 나오기 전에 후다닥 봤는데 정작 시리즈 릴리즈 되고 나니까 일본인이 살아나는 병 걸려서 아직도 안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설도 읽고 드라마도 보신 분들이 '드라마가 더 좋다'고 말하시는 것을 보니 정말 수작이기는 한가본데 나도 어서 봐야지...! 연말연초 넷플릭스 그레이스와 함께 하여야지...! 쨌든 책은 말해 무엇하리오... 너무 재밌었다. 마가렛 앳우드는 끊는 것을 너무 잘 하지 않는가,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한 번에 쭉 쓰는 작가들이 있고 크게는 장(章)으로 나누고 작게는 숫자로 나누어 쓰는 작가들이 있는데 마가렛 앳우드는(내가 읽었던 작품들에서는) 후자였고 이것에 특화되어있는 이야기를 주로 쓴다. 굳이 쭉 연결되어도 상관없는데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반드시 구분이 되어져야만 해서 끊어지는 형식의 이야기들. <그레이스>는 정말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남자캐릭터들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뒤틀려있고 그 나름의 비열한 면이 있으며 그것을 여자캐릭터가 알아채고 있는 면이 가장 좋았다. 시대적 한계로 인해 그들을 비난하거나 단죄할 수는 없었지만 그 남자들이 온전하게 행복한 결말을 맞지 못하는 것도 너무 통쾌했던. 진짜 그 시대에 살았던 그레이스도 마지막 여생만은 편안했기를 빈다.

 


125. <한혜진 바디북> - 한혜진
너무 대단한데 동시에 진짜 못 따라할 것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생각했다. 아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 빠르겠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혜진은 정말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고 있다. 자기처럼 시간이 여유롭지 않고 9 to 6 해야되는 일반 직장인들이 운동하는 것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식단관리가 얼마나 힘들지도 알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조언을 해 주는데 일반인인 나랑은 음식에 대한 관념 자체가 틀린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이 정도는 괜찮아~" <-이 기준 자체가 하늘과 땅 차이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코넛 오일은 저도 사서 바디오일 대신에 발라보도록 할게요...

 


126.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 에이미 스튜어트
라로님이 선물해주신 책인데 읽으면서 너무 재밌어서 또... 울었다... 대박쎄박대대박... 미국 최초의 여자 보안관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인데 제발 시리즈로 나와주세요, 많이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딱 세 권만 나오면 평생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랬는데 이거 여덟권짜리 시리즈래!!!!!!!!!!!!!!!!!!!!!!!!!!!!!!!!!!!!!!!!!!!!! 개짱이지!!!!!!!!!!!!!!!!!!!!!!!!!!!!!!!!!!!!!!!!!!!!!! 콘스탄스가 방어적이 되었던 이유, 그리고 결국은 그 태도를 버리고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가장 기본적인 싸움 전술을 받아들이고 핸드백에 총을 넣고 다니며 깡패들을 물리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가장 짜릿한 사실은 이것이 시리즈물이라는 것이다 엉엉. 제발 번역되다가 중간에 끊기지 않길. 와 진짜 문학동네 출판사 분들 잘 좀 부탁드려요!

 


127. <08-09 최신판 오사카로 가출하기>
128. <클로즈업 오사카>
129. <Just go 오사카 고베 교토> 
130. <Just go 오사카 고베 교토 나라> 2017 개정판
빌려서 보는 거라 어쩔 수 없이 근 십년 전 책도 보았지만 역시 여행책은 리뉴얼 된 것이 짱이다. 난 맛집은 거의 안 보고 주로 명승고적 위주로 도니까 옛날 책도 사실 괜찮은 편인데 오사카로 가출하기는 일단 얇아서 별로였다. 제일 좋았던 건 129번. 

 


131. <괜찮지 않습니다> - 최지은
나만큼 트위터했음 안 읽어도 되는 책이긴 하더라... 아니, 오히려 읽어야 하나... 내가 트위터에서 화냈던 모든 사건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이것은 고작 몇 년 간의 일이다... 몇 년 동안 화만 낸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책이라는 게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어야 하고 전달할 내용이 있어야 하고 이런 것도 있지만 또 다르게는 이것이 사료로서 남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책은 여성혐오와 싸웠던 우리 시대의 여성들에 대한 아주 축약적이고 간략한 역사책인 것이다. 비록 몇 년 간의 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저자 분이 몇 년 주기로 계속해서 이런 사건들을 추적하고 기록하고 아카이빙 해서 책을 낸다면 후대의 여성들은 우리 세대 여성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것이지. 누군가는 이 책을 논거로 삼아 논문을 쓰기도 할 것이고 과제를 쓰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후대의 여성들에게는 지금 우리가 이 땅에서 겪는 일이 말도 안 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빈다.

 


132. <七月与安生> - 安妮宝贝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영화보고 질질 울고 나와서는 원작이 되는 단편 소설이 있다고 하길래 보았다. 영화와 많이 다른 내용이라고는 들었는데 그래도 궁금해서 보았고 감상을 써보자면...

>>> '영화와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 자체가 스포이니 
         영화 보신 분 or 스포 당해도 상관없는 분만 봐주세요

칠월과 안생 소설에서는 칠월은 자신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넘어가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중반까지는 영화와 내용이 비슷하다. 칠월과 안생이 어릴 적에 만나고,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고등학교를 따로따로 진학하고, 칠월이 가명을 만나고, 가명과 안생은 칠월을 통해 만나고, 안생도 가명을 좋아하게 되고, 그리고 안생은 더 많은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떠난다. 하지만 영화처럼 안생이 칠월을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떠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같이 산을 오른 가명에게 "그럼 저 신은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도 다 알고 있겠네?"라고 말하는 안생이었으니까. 


이야기는 중반부터 영화와는 극명하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대학을 진학할 때 가명은 다른 도시로 진학하고 칠월은 자신의 도시에 남는다. 한 번 상해에 안생을 만나러 가기는 하지만 거기서 큰 사건이 있지는 않았고 대신에 술에 취한 안생이 자신도 가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칠월에게 말한다. 칠월은 일단은 참고 술에 취한 안생을 챙기고 헤어진 채 안생과는 연락이 끊기다시피 한다. 가명은 큰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고 일하고 싶지만 칠월은 자신이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가족들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 한 달을 주겠다고. 네가 오지 않으면 원망도 뭣도 하지 않고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가명은 하루 늦게 도착해 표를 살 수 없었다고 미안하다고 하며 사죄한다. 칠월과 가명은 결혼을 하고 어느날 문득 안생이 임신을 한 채로 찾아온다. 그 아이는 가명의 아이였고 가명은 칠월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칠월은 또 참고 감내하며 하루하루 몸이 무거워져 가는 안생을 돌본다. 안생은 그동안 써 온 글이 있다고 하며 글을 쓴다. <칠월과 안생>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안생은 아이를 낳고 26살에 죽고 안생이 남긴 딸아이의 이름은 소안小安이 된다. 칠월과 가명은 또 다른 아이는 필요치 않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는다.


내 중국어가 짧아서 겨우 내용만 따라가기는 한 것은 인정. 그러나 이 이야기에 칠월과 안생이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이런 건 정말 없었던 것 같다. 그냥 평범한 한 남자를 가운데에 둔 친구들의 이야기였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고 또 다시 오랜 세월을 떨어져 있다가 다시 악연 비슷한 걸로 만나 안타까움을 남기고 떠나가는 그런 이야기. 칠월의 성인과도 같은 너그러움 때문에 답답해진 감도 있었고 화자는 칠월이다보니 안생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어 남자 뜯어먹고 사는 여캐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이 부분에 그 나름의 설득력이라도 있었는데 소설에는 전혀 나오지를 않았다.


고로, 영화를 다시 열 번 보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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