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날 결국 자유수영 안 갔다. 이래저래 할 것도 많았고 스트레스로 인해 하루종일 해삼 말미잘처럼 지냈다. 그리고 낮 즈음부터 생리 터져서 '음 이래서 의욕이 없고 기분이 더 더러웠나?' 싶었던. 생리도 원래 28일 주기 칼이었는데 클루 보니까 올해 들어 자꾸 2-3일씩 주기가 빨라지길래 걱정돼서 찾아봤더니... 이 정돈 빨라지는 것도 아니래...^^ 진짜 빠르면 2주 막 이 정도만에 다시 생리한다고 함^^ 오늘도 훌륭한 건강염려증의 삶을 살아보았네요^^
수영 하려고 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심폐지구력이랑 체력 기른다고 줄넘기 미친새끼처럼 하다가 오른쪽 무릎 나가서 한동안 줄넘기도 못 했고 이게 너무 무릎에 하중을 가하는 일이구나 싶기도 해서 대체운동을 찾았던 것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 도수치료 다니면서 깨달았던 것이 내가 다리가 붓는다는 거였다. 보통 사람들은 알아챌텐데 나는 둔해서^^ 그만^^ 전혀 알아채지 못했었다^^ 무릎이 어느 날에는 좀 아팠다가 어느 날에는 안 아팠다가 그래서 왜 이러지? 하고만 생각했었다. 근데 이게 아픈 게 막 관절이 아프다거나 뼈가 아프다거나 이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좀 더 근육 관련되게 무릎 주변이 아팠다고 해야 되나? 어쨌든 이런 증상을 도수치료 하면서 선생님한테 말했더니 일단 측만이 심해서 정확하게 말은 할 수가 없는데 평소에 다리가 잘 붓는 편이냐는 거야. 근데... "그걸 어케 아나요...? 다리가 붓는 게 느껴지나요? 진짜요? 보통 사람들은 그걸 아나요?" 이 지랄해서 선생님이 막 한숨 대박 많이 쉬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생각에는 햄스트링이 짧고 내전근도 타이트 하니까 이걸 많이 많이 스트레칭 하라고 처방을 내려줬어서 4월에 선생님 만난 이후로 조금씩은 스트레칭 하려고 노력했었고 5월 중순부터 6월 까지는 진짜 체크리스트 만들어놓고 하루에 해야 되는 스트레칭 다섯개씩 적어놓고 했었다.
선생님한테 다리가 잘 붓는 타입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서 몇 달 동안 생활해보면서 깨달았는데 내가 다리가 붓더라고. 사실 지금도 다리가 "붓는다"는 느낌은 뭔지 잘 모르겠다. 대신에 생리주기에 맞춰서 생리 직전 주부터 다리가 점점 붓고 그러면서 무릎통증이 오더라. 그래서 이 통증을 척도 삼아서 '아, 나는 다리가 붓고 있구나'를 아는 편이다. 어쨌든 이게 내가 알아낸 무릎통증의 원인이었다. 알게 된 이후로는 필라테스링 사서 열심히 쭉쭉 늘리고 있다. 저 스트레칭들이 이제 효과를 발휘하는 건가? 이번 생리 때는 무릎이 하루 이틀 빼고는 거의 안 아팠다. 지난 달에 수영장 갔을 때 물에 들어가니까 물이 가지는 부력이 근육을 좀 받쳐주는 느낌이 나면서 무릎이 안 아프더라고. 그게 되게 신기한 감각이었고 이래서 노인들한테 물에서 운동하라고 시키는 거구나 깨달았었다.

비가 와서 아침 공기가 차가워졌다. 21도여서 아 쫌 춥다~~~ 이러면서 갔는데 수영장 물도 온도 조절을 하는지 그렇게 차갑지는 않았다. 4일만이라 살짝 어색했는데 몇 번 왔다갔다 하니까 금방 다시 하게 됐다. 그래도 이제는 어깨에 힘을 덜 주면서 킥판 잡고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선생님이 나보고 아직 물을 무서워해서 몸에 힘이 안 빠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너무 겁 먹지 말라고 그랬는데... 엄마랑 저번에 금쪽같은 내새끼 보던 중에 그랬었다. "우리 애들은 낯선 거에 너무 겁을 많이 먹었어"라고. 선생님 저는 겁쟁이로 타고 났고요... 겁 먹지 말라고 한다고 겁을 안 먹기가 참 힘들답니다...
평소에 하던 것처럼 발차기랑 손젓기랑 배영으로 왔다갔다 했다. 선생님은 여러 사람 봐 줘야 되니까 이 사람 보내고 저 사람 오면 잡아주고 이러는데 이게 자유형 할 때는 내가 선생님이 어디쯤 있는지 보이니까 별로 안 놀라는데 배영 할 때는 안 보이니까 갑자기 누가 내 목 받쳐주면 깜짝 놀라서 선생님 만날 때마다 꼬르륵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나다... 어떻게 이렇게 계속 놀라지? born to be coward 이기 때문일까요...
이러고 나서 진도 나가자고 하고는 킥판 안 잡고 손 모아서 그냥 쭉 가다가 팔 양쪽으로 펴면서 물을 누르고 밖으로 일어나서 숨 마시고 다시 손 모으며 물 속으로 들어가는 걸 배우게 됐다. 일단 킥판이 있다가 없으니까 또 무서웠는데 처음에야 선생님이 잡아주니까 선생님이 킥판 대신이라 그냥 그거에 의지해서 어떻게 했다. 근데 돌아올 때는 자기가 계속 안 잡아주고 잡아줬다 안 잡아줬다 할 거라고 안 잡아줄 때는 혼자 일어나 보라는 거야. 차라리 아예 없으면 나는 혼자다, 혼자 살아남자, 이런 마음이라도 비장하게 먹는데 앞에 선생님 있는 상태에서 변칙적이게 잡아주니까 이게 더 예상이 안 가서 물... 존나 마셨다...^^ 그 와중에 허리에는 아직 킥판 매고 있으니까 동동 떠서 잘 가라앉지도 않으니까 다리가 땅에 닿는 데도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진심... 수분 보충 짱 많이 했다...^^ 또 나만...^^ 다들 어떻게 그렇게 잘 하시는 거예요... 선생님은 또 똑같은 소리했다. 물 무서워해서 그러는 거라고. 아니, 근데, 숨이 안 쉬어지는데 어케 안 무서워요, 저기요.
금요일은 또 수영 못 오기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만 한다... 주말에 자유수영 와 볼 수 있으면 정말 한 번 와 봐야지. 이제 수영복도 2개 된 사람이니까... (생일선물 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수영복 너무 귀여워서 마음에는 드는데 같은 브랜드의 같은 스타일 수영복을 같은 사이즈 산 건데도 이거 너무... 드럽게 입기 함들어... 배럴 자체가 수영복 사이즈가 한 사이즈 작게 나오는 편이라는 후기들이 좀 있기는 하더라. 아니면... 내가 며칠 만에 살이 찐 건가?! 생리중이라서 몸이 쫌 부었을 수도. 이렇게까지 아침마다 살이 쪘네 안 쪘네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딱 붙는 거 입다보니깐 생각하게 되는 면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수영복 또 살 수 없다... 그냥 지금에서 유지시켜야만...


오늘 처음으로 수영할 때 애플워치 차고 가봤는데 그냥 안 차고 가도 된다는 결론만 얻었다^^ 사실상 아쿠아로빅 중^^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