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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수영

수영 Day 1

by ㅠㅏㅠㅔ 2021. 7. 19.

A Bigger Splash(1967) David Hockney Collection Tate, London


6월부터 수영하겠다고 엄청 벼르고 별렸는데... 1주 동안은 놀고, 1주 동안은 기말고사 준비하고, 4주 동안은 새로운 프로그램 시작하고 적응한다고 할 수 없었다... 엄마도 친구들도 코로나가 이렇게 심한데 무슨 수영이냐면서 나를 나무랐는데 그나마 6월에 백신을 맞은 것이 수영을 위한 유일한 준비였고 성과였다. 얀센이라서 한 번만 맞고 땡 치니까 2차 접종 때까지 기다릴 일도 없게 되었다. 효과가 짧고 돌파감염 위험도 있다지만 뭐... 그래도 일단 백신 맞았으니까 덜 아프고 안 죽겠지? 어쨌든 지금이 아니면 정말 수영을 배울 기회는 내 삶에서 다신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무리인 거 알고 위험한 거 알아도 그냥 이겨낸다! 정신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저번주에 심리검사 해석상담 갔다온 것을 계기로 하여 어제 등록해서 돈 내고, 오늘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와~~~

어차피 집 주변에 수영장이라고 할 만한 게 딱 두갠데 그 중 하나는 정부에서 민간업체가 위탁받아서 관리하는 거라 코로나 상황이었던 작년 2월달부터는 강습이 전혀 없었고 자유수영만 쪼금씩 열어주고 있어서 나는 갈 수조차 없게 된 지 오래였다. 사설에서 평영까지만 최대한 빨리 배우고(접영은 배울 생각 X) 자유수영 할 수 있게되는 그 순간부터 저쪽으로 옮겨가려고 매달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겠다고 생각 중. 계획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자.

반이 따로따로 나뉘어져 있는 데가 심적으로는 부담이 덜했을 것 같은데 전염병 시국 상황에서 그런 걸 골라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쌩초보는 나뿐이고 선생님은 약간 한숨 쉬고 계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는 오늘 너무 재밌었다. 태어나서 물에 이렇게 오래 있어본 적도 기억하는 바로는 처음이고, 수경도 집에서 쓸 때는 너무 불편하고 딱 안 맞아져서 힘들었는데 물 속에 들어갔을 때는 수압 때문에 또 달라서 착 달라붙어 있어서 물도 하나도 안 들어왔다. 물 안에 머리를 넣어본 것도 처음 같고, 물 안에서 눈 떠 본 적도 처음이야! 나는 수경 써도 물 안에서 눈을 못 떴었는데! 그리고 동시에 원래도 표정 잘 못 숨겼고 안 숨기기도 하는 나였는데, 마스크 쓰면서 증상이 더 심해졌는지 표정이 바로바로 얼굴에 나타나는 게 좀 당혹스러웠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은 마스크 쓰면 표정 거의 가려지니까 마스크 안에서 표정 다 드러냈었던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호흡하는 거 배운다고 음---파-! 음---파-! 하는 걸 배우고 발차기 하는 법 배우고 그 다음엔 물에 머리 넣고 들어가서 떠 있으면서 발 좀 차다가 숨 차면 음--- 하고 파-! 하면서 나오는 법을 배웠다. 하루에 이만큼 배운 게 너무 신기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뜨지를 못해서 선생님이 어깨에 힘을 풀라고 엄청 말했다. 머리를 많이 넣고 어깨에 힘을 풀고 있어야지 둥둥 뜨는 거라고. 근데 지금 머리는 반 밖에 안 넣고 안 빠질려고 어깨에도 힘을 주고 있으니까 다리가 들릴 수가 없는 거라고 그랬다. 처음에는 벽 잡고 하다가 내가 너무 어깨 힘을 못 푸니까 나중에는 동동 떠다니는 귀여운 손잡이 부표?같은 걸 잡고 했는데 확실히 이거 잡고 하니까 고정되어있지 않아서 더 나았다. 머리를 많이 많이 넣는 게 아직 약간 무서운 것 같다. 선생님이 말하길 수영을 배우려면 일단 물 속에서 호흡하는 법을 배우고, 물에 뜨는 법을 배워야지 시작을 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이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빨리 배우고 어떤 사람은 오래 배우고 한다고 일단 물에 뜨고나서부터 수업 시작되는 거라고 했다. 즉, 나는 당분간 수업을 시작할 일이 없다는 소리^^ 그리고 수영 외에는 별개로 수영모자 쓰기가 너무 어렵다... 앞머리 때문에 미쳐... 머리숱도 많아서 더 안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피어싱은 다 빼고 가길 잘 했다.

사실 맨날맨날 블로깅 해야 되는 글은 따로 있는데 새로 배우는 운동이니까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놓고 싶어서 여기다 기록용으로 주절거릴 것 같다. 오늘은 다행히 시간이 나는 날이다. 그래도 가능하면 매일 어떤 거 배우고 성과는 어땠는지 올려야지!

수영 갈 때는 간단하게 티랑 반바지 입고 가는데, 오늘 입고 가려던 바지가 진짜 너무 심각하게 커져서 걸어다니다가 벗겨질까봐^^;;; 입을 수 있는 반바지 거의 하나인 듯... 반바지들은 원래 좀 약간 낙낙하게 입기는 했어서 그런가 살 빠지고 나니까 너무 많이 커져서 골반에 걸쳐서도 겨우 입거나(근데 이러면 너무 누구 옷 훔쳐 입은 느낌에 다리 짧아보여서 싫음...) 아님 못 입게 됐다. 몸무게 엄청 많이 나갔을 때에 비해서는 10kg 빠진 거지만 사실 내 스스로의 안정체중?에서는 그래봤자 4-5kg 빠진 건데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고...? 지방은 정말 부피가 크구나 실감한다. 별로 뺄려고 뺀 살도 아니라서 언제 도로 찔지 모르니까 바지 버릴 수도 없고 새로 사기도 애매하고 미치겠네ㅡㅡ

근데, 물을 너무 먹어서 목이 까끌한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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