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Day 29
혼자서 앞에 잡는 킥판 없이 허리에만 매고 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오늘은 허리 킥판을 안 하고 앞에 잡는 킥판과 함께 자유형 했다. 이거는 이제 잘 한다고 그냥 중간중간 쉬게 할 때 시켰다. 중점적으로는 결국 또 배영 했다... 아고 힘들어... 아고... 근데 배영은 확실히 숨이 차지는 않으니까 심박수는 안정적이어서 애플워치 기록으로는 그냥 걷다 온 거나 마찬가지로 뜸^^ 저는 지금 허벅지 잃었는데요^^ 워치분^^
배영은 진짜 무슨 수를 내야 된다. 오늘부터 유튜브로 독학이라도 하기로 했다... 그래도 오늘의 성과랄까, 깨달음이랄까, 는 발등으로 차라고 했잖아. 결국 신체의 표면적을 최대한 활용해서 거기에 힘을 싣고 밀어내야지 작용 반작용 그런 걸로 내가 밀어내는만큼 앞으로 나아가니까? 그래서 발로 그냥 설렁설렁 미는 게 아니라 꼭 발등으로 툭툭 차올려야 된다고 했었거든. 들을 때야 알지만 몸으로 실제로 할 때는 발차기 해서 안 가라앉는 게 바빠서 잘 신경 못 썼는데 오늘 하다가 보니까 발목이 아팠다^^ 발등으로 잘 차올리고 있었네^^ 약간 너무 하중 줘서 무리해서 뻐근한 느낌 들었답니다^^ 성공적일지^^
다음주부턴 평영 발차기 배울 거라고(대체 왜... 킥판 떼는 게 먼저 아니냐고요...) 다리 기본 동작 말로만 가르쳐 주고 벽에 손 잡고 해 봤다. 이걸 볼 때부터 예상했지만 평영 발차기는 엉덩이와 햄스트링 힘이 엄청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짱짱 자신 없다^^! 필테에서도 이런 동작 다 못하지롱~^^! 덩키킥 이런 거 다 엉덩이와 중둔근과 햄스트링이 좋아야 할 수 있는데 내가 젤 약한 세 곳~! 물론 여기만 약한 건 아니지만~! 그리고 발뒷꿈치 붙이고 개구리 처럼 다리를 벌릴 때? 고관절 유연성이 좀... 중요할 것 같던데... 이것 또한 쓰레기적인 가동범위를 보유함으로써... 박쥐자세 이런 거 아직도 못 하는디요... 3년 간의 유연성 운동(요가 및 필라테스)으로 정말 많이 나아져서 이제 양쪽 다리 90도 각도로 벌리고 뒤쪽에 손 짚은 다음에 겨우 허리 세워요... 이게 나아졌다면 그 전에는 어땠는가? 그 전엔 다리 각도가 45도 정도 나왔을 것이다. 물에서는 닿아있는 지면도 없어서 저 상태에서 물을 밀어내야 되는 건데 이걸... 할 수 있을지...? 선생님은 그냥 나 키 커서 다리 기니까 다 잘 할 거라고 사기치는 것 같다.
같이 하시는 초급즈 한 분 다음주에는 백신 맞고 한 주를 쉬실 거라고 하셔서 내적으로 좀 슬퍼했다. 그 말 듣더니 선생님이 "그럼 이 분(=나)은 다담주에는 평영 하고 계실 거예요" 해서 "??? 아닐 수도 있을 걸요???" 했더니 바로 "그럴수도..." 이래가지고 내적으로 ㅅㅂ 함ㅡㅡ 그리고 자유형 할 때 좀 힘을 빼고 설렁설렁 해보도록 노력하래. 팔을 저을 때도 더 느리게 젓고 하면서. 근데... 팔을 느리게 저으면 그만큼 물 속에 머리를 오래 담그고 있으니까 숨이 딸리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힘을 얼마나 쓰냐에 따라서 근육에서 산소를 필요로 하는 양이 달라지는 거라고, 할머니들 보면 설렁설렁 하시면서 힘 안 들이시지 않냐면서 그렇게 하면 100바퀴도 돌 수 있다고, 그냥 빠르게 걷듯이 하면 숨 안 차고 오래 할 수 있대. 먼... 먼소리셈... 머리 위에 물음표 띄우고 있으니까 지금은 초보라서 페이스 조절 못 하는 건 당연할 거고 나중 되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근데 생각은 하고 있고 한 번 해보려고 하래.
엄마가 나보고 "그래도 수영 재밌나보네?" 했다. 재밌는 것도 맞고 빨리 잘 하고 싶은 것도 맞는데, 그걸 떠나서 지난 두 달간 여기에 엄청 과몰입 했구나 싶음^^ 그래도 수영이 있었어서 다행이다. 지난 두 달은 너무 힘들었다. 아침에 수영가는 것만 기다리면서 잤는데 없었으면 돌아버렸을 수도 있어. 그래도 이제는 또 좀 나아진 게 느껴지고 있고, 과몰입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좀 마음에 여유는 생긴 것 같다. 여러가지 끈을 많이 만들어 놓으라는 말을 생각한다. 중심이 되는 중요한 끈은 놓지 않으되, 그 끈 말고도 여러가지에 나를 묶어 놓을 것. 중요한 끈이 느슨해 질 때에도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도록.